동성제약 살충제 '비오킬' 판매량 10배 증가
경남제약 기피제 '모스펜스' 판매량 3배 늘어
빈대 전문 살충제·방역업체 부족...품귀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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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 |
[에너지경제신문 김철훈 기자] 최근 서울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에서 빈대가 출현해 제약·방역업계가 때아닌 호재를 맞고 있다. 그러나 빈대는 바퀴벌레, 진드기 등보다 박멸이 어렵고 빈대 전문 살충제·방역업체도 태부족이라 빈대가 전국적으로 확산될 경우 코로나 사태 때의 감기약 품귀처럼 빈대 살충제 품귀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동성제약은 지난 10월 무독성 살충제 ‘동성 비오킬’의 판매량이 약 4만개로 지난해 같은달 약 3000개에 비해 10배 이상 증가했다.
비오킬은 스위스 제스몬드가 개발한 저독성 살충제로, 동성제약은 기내 반입용, 가정 상비용, 대용량 제품 등을 제조해 판매하고 있다.
비오킬은 해충의 신경계를 마비시켜 탈진시키는 독특한 기전의 살충제라 1회 분사로 4주간 살충효과를 낼 뿐 아니라 99% 물로 이뤄져 침구류나 의류, 천 소파 등에 뿌려도 얼룩이나 손상이 없다는 설명이다.
특히, 비오킬은 바퀴벌레, 벼룩, 진드기,모기는 물론 빈대 퇴치에 특히 효과적이고, 이번 빈대(베드버그) 사태의 근원지인 프랑스 등 유럽 여행자들에게 유럽여행 필수 준비물로 입소문이 나 판매 급증을 견인했다는 것이 동성제약의 분석이다.
동성제약 관계자는 "서울까지 번진 빈대 공포로 비오킬을 사전 상비약처럼 구매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비오킬은 살충제 특유의 냄새가 없고 미국환경보호청(EPA) 허가를 받은 제품인 만큼 안심하고 사용해도 좋다"고 말했다.
경남제약이 지난해 출시한 모기·진드기 기피제 ‘모스펜스’ 역시 이번 빈대 확산에 매출이 상승하고 있다.
독일 바이엘이 개발한 ‘이카리딘’ 성분을 담은 모스펜스는 모기, 진드기 외에 빈대 기피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고 임산부를 비롯해 영유아, 반려동물도 사용할 수 있어 지난달 판매량이 전년동월 대비 3배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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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성제약 살충제 ‘동성 비오킬’(왼쪽), 경남제약 모기·진드기 기피제 ‘모스펜스’. 사진=각사 |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빈대는 바퀴벌레, 집진드기 등보다 박멸이 어렵고, 수십년간 대유행이 없어 전문 살충제나 방역업체도 부족한 만큼 빈대가 전국적으로 유행할 경우 관련 제품 품귀 현상이 발생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동성제약 비오킬 제품군 중 항공기 휴대가 가능한 98㎖ 제품은 약국에서 품절 사태를 빚고 있으며, 일부 약국은 이카리딘 성분의 해충 기피제 제품 확보를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방역업체 관계자는 "빈대는 드라이아이스로 숨어있는 빈대를 유인해 내 제거하는 임시방편이 사용될 정도로 박멸이 어렵다"며 "국내에 빈대 전문 방역업체가 없고 대형 해충방제업체도 빈대 방제 노하우가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일부 업계는 빈대가 이미 서울과 지방 주요도시에서 상당수 출현한 만큼 전국적 확산은 시간문제일 수 있다고 보고 빈대 살충제 품귀 현상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