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영어 디스’도 방어한 하태경, 홍준표 "제일 속 타는 사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6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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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하태경 의원과 홍준표 대구시장.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국민의힘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인요한 혁신위원장을 향해 영어로 냉랭한 반응을 보여 일어난 논란에 대해, 이 전 대표와 가까운 하태경 의원이 그를 두둔하고 나섰다.

하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서 이 전 대표 영어 사용을 나종호 미국 예일대 정신의학과 교수가 비판한 기사를 공유, "‘인종차별 프레임’은 과도하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 영어 사용이 "(인 위원장이) 한국말보다 영어를 더 잘할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 실수"라고 주장했다.

앞서 나 교수는 지난 5일 페이스북에서 "만약 한국계 미국인 2세에게 한국계라는 이유로 미국의 유력 정치인이 공개석상에서 한국어로 이야기를, 그것도 비아냥대면서 했다면 그 사람은 인종차별로 그날로 퇴출될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이에 하 의원은 "제가 인 위원장에게 영어와 한국어 중 뭐가 더 편하냐고 물어보니 글쓰기는 영어가 낫고 말하기는 한국어가 낫다고 했다"며 "그런 점에서 이 전 대표가 굳이 영어로 말할 필요는 없었다. 단지 착각에서 비롯된 실수일 뿐"라고 거듭 옹호했다.

이어 "더 정확히 소통하기 위해 영어로 말한 것을 인종차별 의도가 있었다고 비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당내에서는 계파를 막론하고 부적절했다는 시각이 대체적이다.

친윤계 김근식 국민의힘 전 비전전략실장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가) ‘당신과 나는 달라’ 이런 차별과 배제의 간접적인 효과를 노린 것"이라며 "제가 아는 이준석 대표 성정 상 ‘내가 하버드 나왔는데 당신한테 영어 이 정도는 할 수 있어’(라는) 과시욕도 있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준석계 천아용인 중 1인으로 꼽히는 김용태 전 최고위원도 BBS 라디오에서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봤을 때 영어를 쓰는 것은 좀 부적절해 보였을 수도 있을 것 같다"며 "여기에 대해서는 이 전 대표도 비판받을 지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하 의원은 앞서 이날 오전에도 자신이 주최한 ‘수도권 민심을 데이터로 분석한다’ 세미나 모두발언에서 "이준석 세력을 하나의 지분을 가진 존재로 인정한다면 그에 걸맞게 지분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구체적인 ‘지분’ 형태에 대해선 이 전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관계를 DJP(김대중·김종필) 연대와 비슷하다고 정의하면서 "내각 추천권도 주고 공천권도 줘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준석 세력을 배제하고 축출하려는 과정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이) 많이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며 "그래서 인요한 위원장이 이준석과 손을 잡아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이에 홍준표 대구시장은 페이스북에서 "지금 제일 속 타는 사람은 하태경 의원일 것"이라며 "이리 갈까, 저리 갈까, 차라리 돌아갈까, 세 갈래길 삼거리에 비가 내린다"라고 적었다.

부산 해운대구 3선 의원인 하 의원이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고 출마지를 모색 중인 가운데, 이 전 대표 신당론 등으로 당 수도권 필패론이 대두되는 상황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이어 하 의원에 "뜬금없이 과대망상으로 DJP연대 운운하는 거 보니 바른정당 시즌2로 가게 생겼다"며 "정치 참 재밌게 돌아간다"고 꼬집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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