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트] 김포의 서울 편입,도시경쟁력 차원서 접근해야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8 09:32
이강국 전 중국 시안주재 총영사

이강국 전 중국 駐시안 총영사

▲이강국 전 중국 시안주재 총영사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쏘아 올린 경기도 분도 논의가 김포시의 서울 편입문제로 옮겨 붙었다. 한강 북쪽 지역을 ‘경기북부특별자치도(경기북도)’로 분리하는 방향으로 분도가 추진돼왔는 데 김포시를 경기 남부와 북부 중 어느 쪽에 둬야 할 지를 김포시민의 선택에 맡기겠다고 했다. 하지만 ‘경기북도’로 편입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생각하는 김포 시민들 사이에서는 섬처럼 한강에 의해 격리되고 재정자립도가 떨어지는 경기북도보다는 서울시 편입을 희망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서울편입을 추진하겠다고 나서면서 국가적 이슈로 떠올랐다. 정치권은 물론 일반 국민들 사이에서 찬반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김포의 서울 편입 문제가 내년 총선의 메가톤급 이슈로 등장할 전망이다.

필자는 김포의 서울편입 문제를 중국 푸동 성공사례로 풀어보고자 한다. 1930년대에 동양 최대의 도시로 번영을 구가했던 상하이는 1949년 공산당 정부가 수립되면서 쇠락했다. 그러다 1978년 말 공산당 제11차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 정책이 결정되고 1990년 대표적인 낙후지역인 푸둥지역 개발이 시행되면서 일대 전환을 맞았다. 특히 1992년 덩샤오핑이 남방 주요 도시를 순시한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통해 개혁개방을 독려한 후에 푸동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상하이는 급속히 발전하며 명실 공히 중국경제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다. 2001년 1월 상하이를 방문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은 푸동을 둘러보며 "완전히 천지개벽을 했구먼"이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이처럼 푸동 개발로 상하이가 발전한 것처럼 서울에 김포시가 편입되면 김포를 서울 발전의 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은 면적이 605㎢로 런던(1572㎢), 도쿄(2134㎢), 상하이(6340㎢) 등 세계적인 경쟁도시에 비해 작다. 더구나 이들 도시는 바다를 끼고 있어 교통·물류 이점을 누리고 있다.게다가 상하이는 푸동에서 수십 킬로미터 떨어진 양산도라는 섬에 심수항을 건설해 ‘국제물류허브’로 도약했다. 인천만 해도 면적이 1067㎢로 서울보다 훨씬 넓고 바다 매립을 통해 송도국제도시라는 명품도시를 만들었다. 이에 비해 서울은 북한산, 도봉산, 관악산 등 곳곳에 산들로 둘러쌓여 가용면적이 60%에 불과해 시대변화에 걸맞은 도시 기능을 갖추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런데 김포는 면적이 276㎢로 서울의 절반에 가깝고 대부분이 평지로 개발여지가 많은 데다 한강에 길게 연접한 상태로 바다를 끼고 있다. 김포가 서울로 편입되면 무엇보다도 넓은 토지를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용으로 첨단 미래산업 단지 등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더불어 한강을 통한 교통 및 물류 기반이 확대돼 관광자원 개발과 산업 활성화를 꾀할 수 있다.

서울은 김포 편입을 계기로 세계적 추세인 ‘메가시티’ 도시 경쟁에도 뛰어들 수 있다. 세계는 경제구조가 제조업 중심에서 지식경제 위주로 전환되면서 대도시권의 메가 시티를 통해 도시와 국가경쟁력을 강화하는 추세다. 프랑스는 파리를 중심으로 인근 위성도시를 하나로 묶어 ‘그랑파리 메트로폴(Metropole du Grand Paris)’을 출범했다. 영국은 런던 주변 도시를 합친 ‘대 런던계획’(Greater London Plan)을 세우고 대대적인 투자와 규제 완화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은 수도 베이징과 톈진·허베이 등 인접 도시를 묶어 중국 북방의 성장 거점 메가 시티로 개발하는 ‘징진지(京津冀)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메가 서울’의 핵심은 도시경쟁력 향상이고, 이는 대한민국의 국가경쟁력과 직결된다. 그런 점에서 김포의 서울 편입은 정치논리가 아닌 도시와 국가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접근해야 해야 한다. 국토의 균형 발전을 위해 지방 거점도시의 메가 시티 추진 방안도 동시에 추진할 필요가 있다.

정훈식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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