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전체가 거대 테러기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총공세’ 전황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09 21:08
ISRAEL-PALESTINIANS/

▲이스라엘 공습으로 가자지구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본거지로 알려진 가자시티에 대한 공세 수위를 연일 높이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8일(현지시간) "하마스는 통제력을 잃었으며, 북부에서도 통제력을 계속 상실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가자시티에 대한 공격을 계속 심화하고 있으며, 민간인 거주지와 인접한 땅굴 갱도를 차단하고 있다"며 휴전은 없을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앞서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전날 저녁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가자시티의 심장부를 향해’ 남쪽과 북쪽에서 동시에 진군 중이라면서 "우리는 올가미를 조이고 있다"고 말했다.

갈란트 장관은 가자시티를 "도시 전체가 거대한 테러 기지"라고 칭하며 "지하로는 병원과 학교들을 잇는 수㎞의 땅굴이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이런 (테러) 역량을 계속 해체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달 27일 가자지구에 지상군을 투입한 이스라엘은 하마스 관련 시설들을 파괴하며 공세 고삐를 죄고 있다.

최근에는 이스라엘-레바논 분쟁이 한창이던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시나이 사단으로 불리는 남부작전사령부 산하 제252 예비군 사단을 완편해 전투에 투입했다. 가능한 모든 전력을 동원하고 있는 셈이다.

변수는 카타르 중재로 진행 중인 인질 석방 협상과 갈수록 거세지는 국제사회 압박이다.

하마스 통제를 받는 가자지구 보건당국은 현재까지 1만명 넘는 주민이 이스라엘군 공습에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주변 아랍 국가들도 즉각적인 휴전(ceasefire)을 요구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이스라엘 우방인 미국도 인도적 차원의 일시적 교전 중지를 요구한 상태다.

한편에선 카타르 중재로 하마스가 납치한 이스라엘 민간인과 군인, 외국인 등 239명의 석방을 위한 협상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은 "인도주의적 교전 중단을 조건으로 미국인 6명 등 인질 12명을 풀어주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인질 전원을 석방하지 않으면 휴전이나 교전 중단 제안에 응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국제사회 압박 속에 언제까지 이런 태도가 유지될지는 불분명하다.

앞서 에후드 바라크 전 이스라엘 총리는 외신 인터뷰에서 지난달 7일 하마스 기습공격으로 생겨난 이스라엘에 동정적인 국제여론이 잦아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3주 혹은 그보다 빨리 미국의 (교전 중지) 요구를 받아들여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주요 7개국(G7) 외교장관들은 8일 일본 도쿄에서 회의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민간인 보호와 국제법 준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가자지구에 대한 원조와 인도주의 측면에서의 교전 중지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에 둘러싸인 가자시티에선 안전한 곳을 찾아 남쪽으로 이동하는 피란민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은 8일 하루에만 1만 5000명이 가자지구 북부에서 남부로 이동했다고 집계했다. 이는 전날 세배에 이르는 숫자다. 이에 유엔은 어린이와 노인, 장애인이 대다수라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최근 수일간 이른바 ‘인도주의적 통로’를 통해 탈출한 가자지구 북부 주민의 수가 5만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피란행렬이 본격화하기 전 가자지구 북부에 남은 민간인 수가 40만명으로 추산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나흘 만에 8명 중 한 명이 피란을 완료한 셈이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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