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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와 이언주 전 의원이 부산 경성대학교 토크콘서트를 함께 진행하는 모습.연합뉴스 |
친윤계 뿐 아니라 이 전 대표 측근그룹인 ‘천아용인’ 등 비윤계에서도 과거 친박연대(친 박근혜 연대) 모델 등 정치적 유·불리를 기준으로 한 시나리오가 반복적으로 거론되면서다. 결국 양당제 균열 목적 제3정당 보다는 국민의힘 복귀를 전제로 한 의석 확보용 ‘인물·지역 중심 정당’ 모델이 부상하는 셈이다.
비윤계로 꼽히는 하태경 의원은 14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 전 대표가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 등과 함께 ‘제3지대 신당’을 추진할 가능성에 대해 "신당 노선이 다르다"고 일축했다.
그는 "이준석 (전) 대표는 굳이 따지면 친박연대 같은 모델"이라며 "우리 당 안에서 혁신의 에너지가 부족하기 때문에 당 바깥에서 에너지를 만들어서 다시 들어오겠다는 컴백 시나리오"라고 분석했다.
이어 "(제3지대는) 완전히 새로운 정치판 구조를 바꾸는 거고 이것은 우리 당을 바꾸는 외부사촌이기 때문에 금태섭 쪽이랑 같이 가면 우리 당 안 들어오겠다는 것"이라며 "자기(이 전 대표)가 여태까지 쌓아올린 여러 가지 정치적인 업적들을 다 스스로 허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또 제3지대 모델에 "(이 전 대표) 개인한테 도움이 안 된다. 지지기반을 완전히 재구축해야 된다"고 평가한 반면, 보수 신당 모델에는 "지금 보수는 이 전 대표에 대한 비판 목소리, 비호감 목소리가 굉장히 커졌는데 어르신들은 언제든지 전략적으로 (이 전 대표와) 손잡을 수 있다"고 했다.
고령층은 보수 정당에 대한 지지 강도가 강해, 중도층 보다 지지 기반으로 삼기 더 유리하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이 전 대표 측근 그룹인 ‘천아용인’의 허은아 의원도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지금 영남 얘기가 많이 나오는 이유는 2016년에 국민의당이 호남에서 했던 방식이 영남에서 이뤄질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우리 당이 대구분들을 우습게보다가 큰 코 다칠 수 있다고 본다. 이 전 대표는 그런 민심을 강하게 감지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2016년 국민의당 사례는 지난 20대 총선 직전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과 호남 중진들이 뭉쳐 호남 의석과 비례대표 의석을 더해 총 38석을 확보한 사례를 말한다. 이 전 대표 역시 ‘영남 물갈이’론이 나오는 국민의힘을 상대로 같은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또 다른 천아용인 멤버인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 역시 지난 10일 CBS 라디오에서 "영남 의원들 같은 경우 정말 불출마를 하거나 무소속 출마하거나 이준석 신당, 영남 신당에 가서 합류해 같이 치를 수도 있는 것"이라며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나 우병우 전 민정수석 등 친박계 인사들까지 이준석 신당에 합류할 수 있다고 전망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영남권은) 창당하게 된다면 국민의힘과 1대1 구도가 될 것"이라고 득실을 분석했다.
김 전 청년최고위원은 또 하 의원과 마찬가지로 "만약 이 전 대표가 창당하게 된다면 2008년 친박연대 모델로 해야 된다"며 "나중에 (신당을) 창당해서 영남에서 의석수를 배출한다고 하더라도 보수 혁신 경쟁을 통해서 다시 또 (국민의힘과) 당 대 당 통합이 될 수 있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친박연대’ 모델은 신당이 ‘이준석’ 브랜드와 비윤계 인사들 지역 기반을 바탕으로 영남·비례대표 의석을 확보한 뒤, 국민의힘으로 복귀해 친윤계와 재차 당내 파워게임에 나서는 시나리오인 셈이다.
다만 이는 더불어민주당 비명계와 정의당 소수파에까지 문을 열어둔 이 전 대표 ‘모호성’ 전략은 물론, ‘영남 험지론’과도 정면충돌하는 주장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는 지난 11일 페이스북에서 대구에서의 신당 성공 가능성이 적어 비례대표 정당을 목표로 하라는 취지의 홍준표 대구시장 글을 인용, "말씀이 정확하다"며 "신당이 만약 차려진다면 대구에서의 승부를 피하지 않는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도전이기에 비상한 각오를 하고 시작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면서 "정치 개혁이 수박 겉핥기식으로 진행되지 않으려면 핵심적인 문제를 풀어내야 한다"며 보수 개혁 보다 정치 개혁을 강조했다.
이밖에도 이 전 대표는 자신을 향한 당 화해 손짓의 진정성을 공격, 창당 명분 중 하나로 내세우고 있지만 측근 그룹에서는 이 전 대표가 주류로부터 비대위원장 등의 제의까지 받았다는 주장이 나와 정정되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천아용인 중 1인인 이기인 경기도의원은 전날 BBS 라디오에서 "이 전 대표에게 공천권을 할애한 당 비상대책위나 선거대책위 위원장직 제안을 (당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통령실 내지는 국민의힘 지도부의 측근이나 주변인들 통해서 제안이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 전 대표는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직접 나에게 중책을 맡기겠다는 등 말을 쏟아내고 있다 보니 이 (도)의원이 자신이 접한 내용들을 인터뷰에서 이야기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나에게 지금까지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이 직접 연락한 바도 없고, 나도 어떤 요구도 한 적도 없고, 나는 대통령의 통치 스타일 변화 외에는 어떤 것도 이야기하지 않고 있다"고 일축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