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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연준의장(사진=로이터/연합) |
14일(현지시간) 미 노동부 발표,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10월 CPI는 전년 동기대비 3.2%, 전월대비 0.0% 오르면서 시장 예상치(3.3%, 0.1%)를 모두 밑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식품을 제외한 근원 CPI 상승률은 전년 동월 대비 4.0%로 둔화세를 지속, 시장 예상치 4.1%를 하회했다. 이는 2021년 9월(4.0%) 이후 2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이기도 하다. 전월 대비로도 0.2% 올라 9월 상승률이자 시장 예상치인 0.3% 보다 둔화했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리인상 사이클이 사실상 끝난 것으로 보고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연방기금금리(FFR) 선물시장에서는 오는 12월, 내년 1월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거의 100%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전날까지만 해도 내년 1월까지 금리가 5.50∼5.75%로 0.25%포인트 인상될 가능성이 24%에 육박했다.
심지어 트레이더들은 연준이 내년 7월까지 금리를 0.5%포인트 이상 인하할 것이란 방향에 베팅을 늘리기 시작했다. 이르면 내년 3월부터 금리가 첫 인하될 것이란 베팅도 있다.
그러나 월가 주요 인사들은 지나친 낙관론을 배제하고 있다. ‘월가 황제’로 불리는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빠른 속도로 둔화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연준이 지금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중단하는 것은 옳지만 "조금 더 올려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사람들이 단기적인 수치에 과도하게 반응하고 있다며 "이를 멈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미국 경제가 양호한 상태에도 불구하고 다이먼은 소비자와 기업이 양적 긴축과 지정학적 갈등을 포함한 주요 역풍에 직면해 있다며 인플레이션의 위험을 경고해왔다. 그는 지난 9월에도 7%대 금리에 대비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미국 대형 헤지펀드 시타델의 켄 그리핀 창업자도 연준이 너무 빨리 금리를 인하하면 "2% 인플레이션 목표에 대한 신뢰성을 잃을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준이 통화정책 방향을 결정지을 때 눈여겨보는 지표 중 하나인 근원 CPI 상승률이 여전히 4%선을 유지하고 있다. 이에 고금리 환경이 생각보다 오래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되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연준 인사들은 이번 10월 CPI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의 오스탄 굴스비 총재는 이날 디트로이트에서 열린 행사에서 10월 CPI와 관련해 "진전은 계속되고 있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라고 말했다.
굴스비 총재는 "상품 인플레이션이 이미 낮아지고 있고 비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통상 반영이 서서히 이뤄진다는 점에서, 추가 진전의 열쇠는 앞으로 수 분기 동안 주택 인플레이션에 일어나는 일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더 일반적으로, 인플레이션이 하락할 때 그 과정에는 항상 몇몇 장애물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같은 날 리치먼드 연은의 토머스 바킨 총재도 최근 몇 달간의 실질적인 진전에도 "인플레이션이 2%까지 순조롭게 내려가고 있다고 확신하지 못하겠다"라고 말했다.
바킨 총재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인플레이션 수치들이 하락했지만, 상당 부분은 수요 증가와 공급 부족으로 인한 코로나 시기의 물가 급등이 부분적으로 반전된 데 따른 것"이라며 "주거비 인플레이션은 역사적인 수준보다 높은 수준에 있고 서비스 인플레이션 역시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굴스비 총재는 올해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바킨 총재는 내년 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 결정 투표권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