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승승장구 배민, 올해 성적표 '걱정되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15 16:40

배달 주문 감소에 겨울시즌 수요도 불확실

3위 쿠팡이츠 공세에 마케팅 비용증가 부담

"작년같은 실적 힘들것"…커머스 강화 돌파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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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앱 ‘배달의 민족’ 라이더가 음식을 배달하고 있다.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지난해 최대 매출·영업이익 달성으로 흑자전환을 이룬 배달의민족(배민)이 올 들어 대내외 시장 변화로 ‘실적 행진’에 제동이 걸릴까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배달수요 특수 이후 일상회복에 접어들어 배달수요 감소는 물론 올해 마지막 겨울시즌 수요의 불확실성, 후발주자 쿠팡이츠의 거침없는 성장세 등 안팎의 위협 요인이 겹치면서 지난해만큼 호실적을 거두기 어렵다는 우려가 팽배하기 때문이다.

15일 빅데이터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배달앱 배민의 월간 활성자이용자수(MAU)는 2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렸다. MAU가 9월 1954만 명에서 지난달에는 1943만3527명으로 전년 대비 2.5% 줄었다.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경기침체로 배달비에 부담을 느끼는 소비자가 많아지면서 배달수요도 감소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문제는 앞으로 겨울 배달 수요도 불확실하다는 점이다. 과거 팬데믹시절에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겨울’이 여름과 함께 배달앱 매출이 수직상승하는 시기로 꼽혔다. 하지만 지금은 엔데믹으로 야외활동이 증가하면서 수요가 예전과 같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학과 교수는 "일상회복으로 사람들이 밖에서 대면으로 만나는 것을 더 선호하는 상황"이라며 "겨울 배달앱 수요가 강제적으로 거리두기 했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같은 계절적 변수 외에도 쿠팡이츠의 상승세는 배민이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게 만드는 이유 중 하나다. 쿠팡이츠는 지난 4월부터 와우 멤버십 회원 대상 최대 10% 할인 혜택을 제공하며 2위 사업자 요기요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쿠팡이츠 MAU는 9월 이어 지난달에도 증가했다. 지난달 2위 사업자인 요기요 MAU가 573만2281명으로 14.1% 감소한 반면 쿠팡이츠 MAU는 433만496명으로 18.8% 늘었다.

배달앱 시장 점유율로 살펴보면 배민이 65%, 요기요와 쿠팡이츠가 각각 20%, 15%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를 감안하면, 배민은 압도적 시장 1위 사업자이지만 최근 쿠팡이츠의 성장세를 내심 신경쓰는 분위기다.

쿠팡이츠는 3위 사업자이지만 후발주자임에도 진출 당시 ‘단건배달’을 도입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코로나 팬데믹 당시 강남과 용산 등 핵심 상권에서는 배민과 시장 점유율이 거의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현장에서는 쿠팡이츠의 성장세에 대한 긴장감이 있다.

무엇보다 쿠팡이츠는 1100만 멤버십 회원을 보유 중인 쿠팡을 업고 있는 만큼 배달앱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빠르게 늘려갈 수 있다는 평가다. 한국유통학회장인 정연승 건국대 교수는 "쿠팡은 커머스 쪽에서 고객, 상품 등 여러 부분에 있어 주도권을 지고 있기 때문에 이런 자산들이 배달 앱 시장에도 좀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매출 2조9471억원에 영업이익 4241억원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간 대비 47% 늘었고, 영업이익은 전년 757억원의 손실을 본 데 반해 5000억원 가량 늘리며 흑자 전환했다.

그러나, 올해는 쿠팡이츠 10% 할인 혜택 대응 등 마케팅 비용 증가로 지난해와 같은 영업익 증가가 이뤄지기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배민은 최근 배달만으로는 성장하는데 한계가 있는 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커머스 영역을 확대해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먼저, 최근 배민스토어 상품 카테고리를 확대 개편했다. 2021년 12월 선보인 배민스토어는 유명 브랜드부터 우리 동네 상점까지 다양한 상품을 주문하고 배달 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현재 삼성스토어, 애플 프리스비, 영풍문고 등 70여개 브랜드가 입점했으며 개인 판매자 입점도 꾸준히 늘고 있다. 배민스토어 개인 판매자(셀러) 수는 6월말 300여개 매장에서 10월말 700여개 매장까지 늘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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