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출근길, 또 위협받아…전장연에 민주노총까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0 21:14
서울지하철 파업 1일차…퇴근길 오른 시민들

▲서울교통공사 노조가 파업에 돌입한 지난 9일 오후 서울역에서 열차를 기다리는 퇴근길 시민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서울시 지하철 출근길이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 및 민주노총 등 진보 단체에 의해 또다시 위협 받고 있다.

전장연은 20일 오전 서울 지하철 시청역 승강장에서 ‘제55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 집회를 열어 약 두 달 만에 출근길 지하철 탑승 시위를 재개했다.

앞서 전장연은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예결위)의 예산 심의 결과를 기다리겠다며 지난 13일까지 출근길 지하철 시위를 멈추기로 한 바 있다.

전장연은 "기획재정부에도 구체적 예산안과 법률안을 전달하고 답변을 기다렸으나, 윤석열 정부는 응답이 없다"며 "예결위 일정이 남아있지만, 기재부의 동의 없이는 증액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집회 재개 이유를 설명했다.

경찰은 집회 시작 약 20분 만에 해산을 시도했다. 이에 전장연과 경찰 사이에 충돌이 빚어지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여성 활동가 1명이 업무방해 혐의로 현행범 체포됐다.

이 가운데 서울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에서도 일부 노조가 파업 으름장을 놓고 있다.

공사 연합교섭단은 파업 예고일을 하루 앞둔 21일 사측과 오후 4시 본교섭을 재개할 계획이다.

연합교섭단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산하 서울교통공사노조(제1노조)와 한국노총 공공연맹 소속 통합노조(제2노조)로 구성된다.

노사 간 핵심 쟁점은 사측 인력 감축안이다.

1노조인 민주노총은 정년퇴직 인력에 따른 현장 안전 공백 우려가 해소되지 않으면 22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돌입한다는 입장이다.

다만 교섭에 함께 참여해온 2노조 한국노총은 1차 경고 파업 때와 마찬가지로 2차 파업에도 동참하지 않을 방침이다.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는 지난해 공사와의 교섭단 협상 결과에 따라 교섭권과 단체행동권이 없어 파업에 참여할 수 없다.

이런 전장연과 민주노총의 위협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서울시, 공사는 강경한 입장이다.

오 시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출근 방해는 사회적 테러’라는 제목의 글에서 "출근길 대중교통을 막는 행위는 타인의 생존권을 부정하는 ‘사회적 테러’나 다름없다"고 원칙론을 밝혔다.

오 시장은 "전장연은 그동안 ‘약자’의 이름으로 수십 차례 지하철과 버스를 가로막았다"며 "예산 반영을 요구하며 다른 시민들의 권리를 침해하는 전장연은 사실상 ‘비뚤어진 강자’에 가깝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들과 같은 행태가 사회적으로 용인되면 나쁜 전례가 남게 될 것"이라며 "타인의 권리를 침해해서라도 목적만 달성하면 그만이라는 가치가 확산하면 우리 사회는 바로 설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 "전임 시장 시절 전장연 시위 참여 장애인들에게 일당까지 지급하는 예산을 만들었지만, 이제 그런 비정상은 중단됐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전장연의 주장과는 상관 없이 서울시는 사회적 약자를 최우선으로 챙겨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 지원과 배려가 필요한 정책 대상으로서 사회적 약자를 우선한다는 방침을 재확인하는 한편 이들은 전장연과 다르다며 차별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민주노초 파업 예고에도 이동률 서울시 대변인이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불법 파업에 대해서는 원칙에 따라 흔들림 없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사 역시 지난 16일 낸 입장문에서 파업 참가자 전원에 무노동 무임금을 적용하고 불법행위에는 무관용 원칙으로 조치하는 등 엄중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힌 바 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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