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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의 소셜미디어 엑스(X)계정.로이터/연합뉴스 |
20일(현지시간) 연합뉴스에 따르면, 테슬라 주주인 ‘퍼스트 아메리칸 트러스트’의 제리 브라크먼 사장은 성명에서 "나는 표현의 자유를 믿지만, 상장 기업의 최고경영자(CEO)가 증오를 퍼뜨리는 것에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머스크를 직격했다.
이어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에게 1∼2달간 직을 떠나 공감 훈련 또는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면서 정직을 요구했다.
이는 앞서 머스크가 지난 15일 반유대주의 음모론과 연결되는 엑스(X) 사용자의 게시글에 "당신은 실제 진실을 말했다"고 동조 댓글을 달면서 벌어진 논란이다.
해당 게시물은 "유대인 공동체는 자신들에 대한 증오를 멈춰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백인들에 대해 그런 변증법적 증오를 부추기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이밖에도 머스크는 유대인 단체인 반(反)명예훼손연맹(ADL)을 언급하며 "일부의 행위를 유대인 공동체 전체로 일반화하지 말라"는 다른 사용자의 댓글에 "이것이 모든 유대인 커뮤니티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지만, ADL에만 국한된 것도 아니다"라고 응수했다.
이후 디즈니와 NBC유니버설, 컴캐스트, 라이언스게이트,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등 기업들은 머스크가 소유한 X 플랫폼에서 광고를 중단했다.
여기에는 진보성향 미디어 감시 단체인 미디어 매터스가 지난 16일 X 플랫폼상에서 일부 브랜드 광고가 친 나치 콘텐츠 옆에 배치된 것을 발견했다고 발표한 것도 영향을 줬다.
이런 논란에 브라크먼 사장은 "그의 부와 기술·사업 능력이 그의 발언을 용서하는 구실이 되지는 않는다. 그것은 오히려 그가 지닌 악마성을 증폭시켰을 뿐"이라며 "이제는 그에게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꼬집었다.
캘리포니아주 샌타애나에 본사를 둔 퍼스트 아메리칸은 지난 9월 말 기준 테슬라 주식 1만 6000주를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일부 테슬라 주주들도 머스크의 반유대주의적 발언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거버 가와사키의 CEO이자 사장인 로스 거버는 최근 경제매체 CNBC 인터뷰에서 머스크의 행동이 "전적으로 터무니없다"며 "브랜드를 파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예일대 경영대학원의 리더십 연구 학장인 제프리 소넨펠드는 CNN에 "테슬라 이사회는 행동할 책임이 있다"며 "그가 테슬라 최고경영자라는 직함을 사용할 수 없어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머스크는 이런 논란에 위축되기 보다는 더 거칠게 대응하고 있다.
그는 이날 오전 X에 "지난주 내가 반유대주의적이라고 주장한 수백개의 사이비 언론 기사들이 쏟아졌다. 이는 진실과는 거리가 먼 것"이라고 반발했다. 그러면서 "나는 인류와 번영, 모두의 밝은 미래를 위한 최선의 일만 바란다"고 해명했다.
X는 특히 미디어 매터스 발표가 자사의 명예를 훼손했다며 소송까지 제기한 상황이다. 앞서 머스크가 놓은 ‘으름장’을 실제 현실화시킨 것이다.
머스크는 지난 18일 자신의 X 계정에 "월미디어 매터스와 이 사기적 공격에 공모한 모두를 상대로 폭탄 소송(thermonuclear lawsuit)을 내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머스크는 당시 X에 함께 올린 성명에서 "미디어 매터스는 언론의 자유를 훼손하고 광고주를 오도하기 위한 또 다른 시도로 X의 실제 경험을 완전히 잘못 표현한 보고서를 냈다"고 주장했다.
머스크는 이날도 또 다른 게시 글에서 "미디어 매터스는 진정한 악"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린다 야카리노 X CEO 역시 지난 19일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일부 광고주들이 광고를 중단한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고 조작된 기사" 탓이라며 "데이터가 사실을 말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X에서 일하는 우리는 모두 반유대주의, 차별과 맞서 싸우기 위한 노력을 매우 분명하게 해왔다"고 강조했다.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