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춤’ 전황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장기 휴전 공식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2 20:29
ISRAEL-PALESTINIANS/

▲가자지구 남쪽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갈등으로 연기가 계속 피어오르는 모습.로이터/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간 전쟁이 개건 47일째 일시 휴전에 들어가면서 장기적 휴전에 대한 기대감도 고개를 들고 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일단 합의 상 휴전 기간은 ‘나흘’이다.

그러나 인질 10명이 추가 석방될 때마다 휴전 기간을 하루씩 늘리는 ‘인센티브’도 합의에 포함돼 상황에 따라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이런 방식대로 하마스에 억류된 인질 약 240명 중 휴전 나흘간 석방될 인질 50명을 제외한 나머지 약 190명을 하루 10명씩 풀어준다고 가정하면 휴전 기간은 19일 정도 더 늘어난다는 계산이 나온다.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이번 합의에 따라 양측의 휴전이 2주 이상 지속될 수도 있다"고 기대했다.

이스라엘 전시내각에 참여한 베니 간츠 국민통합당 대표도 "이번 합의는 모든 인질을 데려오기 위한 첫 번째 단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협상을 중재한 카타르 외교부가 "석방되는 인질의 수는 합의 이행 후반 단계에서 늘어날 수 있다"고 밝힌 것도 낙관적 견해가 나오는 배경이다.

이번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될 경우 인질 추가 석방과 휴전 연장이 가능할 뿐 아니라, 그 사이 국제사회가 장기 휴전을 위해 움직일 시간도 벌게 된다.

인질 석방을 원하는 이스라엘과 휴전을 원하는 하마스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만큼 이번 합의가 연장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영국 스카이뉴스는 "이스라엘 정계는 최소한 80명을 석방할 수 있다는 강한 믿음이 있고 하마스는 의심할 바 없이 휴전 기간 연장을 위한 희망이 필요하다"며 "더 많은 인질 석방을 위해 휴전이 연장돼도 놀랄 일은 아닐 것"이라고 짚었다.

이스라엘이 하마스 무장세력 전열 재정비 가능성을 감수하면서 가자지구 공중 정찰 활동을 상당 부분 포기한 것도 긍정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합의에 대한 이스라엘의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다만 비관론도 만만치는 않다. 중동 내 분쟁에서 일시 휴전을 합의했다가 상호 불신으로 지켜지지 않은 사례가 많은 탓이다.

생사를 건 팽팽한 긴장 속 일시 휴전은 단 한 발의 총성으로도 깨질 수 있다.

중동 분쟁 휴전 협상은 당사자 간 직접 소통이 아니라 이번처럼 제3자 중재로 이뤄지곤 한다.

이런 특성 탓에 합의 내용 해석이 다른 경우도 허다해 상대가 합의를 위반했다고 주장하면서 교전이 재개되기도 한다.

이스라엘과 하마스 합의 역시 당사자가 아닌 무장세력 팔레스타인 이슬라믹 지하드(PIJ) 등이 휴전 기간 도발을 감행할 경우 상황이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스카이뉴스는 "이스라엘은 하마스에 휴전 유지책임이 있는 것으로 간주한다"며 "PIJ 등 다른 세력이 휴전을 깨더라도 이스라엘은 하마스를 비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뿐만 아니라 이스라엘은 여전히 하마스 소탕 없이 종전은 없다는 입장에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합의안 승인 여부를 두고 연 각료회의에서 "우리의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전쟁을 계속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자지구 북부 지상을 대부분 장악한 데 이어 남부 진격을 준비 중인 이스라엘군도 휴전 기간 철수하지 않고 가자지구에 계속 주둔할 방침이다.

미국 고위 당국자 역시 이번 합의가 장기 휴전 시작으로 해석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교전 중지에) 기한이 정해져 있다"며 신중하게 답했다.


hg3to8@ekn.kr

안효건 기자 기사 더 보기

0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