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영, 안보·경제협력 역대최고 수준 격상…尹 "英은 혈맹" 수낵 "우정 더 강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23 09:48
'다우닝가 합의' 서명한 한영 정상

▲영국을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런던 다우닝가 10번지 총리 관저에서 리시 수낵 총리와 ‘다우닝가 합의’에 서명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한국과 영국의 관계가 ‘글로벌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국제 외교를 비롯해 안보·경제·지속 가능한 미래 등 세 분야에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 관계는 수교 140주년을 맞아 국방, 경제, 미래 협력 등을 망라한 분야에서 최고 수준으로 도약했다. 박근혜 정부 당시인 2013년 ‘포괄적·창조적 동반자 관계’에 합의한 지 10년 만의 격상이다.

윤석열 대통령과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이를 골자로 한 ‘다우닝가 합의’(Downing Street Accord)에 서명했다. 합의문은 정상회담이 열린 총리 관저의 별칭(10 Downing Street)에서 따왔다.

윤 대통령과 수낵 총리는 "협력을 강화하고 심화시키기 위한 새로운 ‘다우닝가 합의’에 오늘 서명한다"며 "이를 통해 양 국가, 경제 및 국민 간의 관계가 가장 높은 수준의 전략적 목표치로 격상될 것이며 이는 이번 세기와 그 이후로도 지속될 것"이라고 합의문을 통해 선언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이 앞서 가진 환담에서 "한국과 영국이 세계 평화와 번영을 함께 기대해 나가는 지도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양국이 그야말로 혈맹의 동지이기 때문에 경제 협력이라든지 과학기술 협력에 있어서 우리가 못 할 일이 없다"고 말했다.

수낵 총리는 "윤 대통령께서 영국을 국빈 방문한 것은 영국과 한국 간의 깊은 관계와 우정의 특징"이라며 "우리가 서명하게 될 다우닝가 합의를 통해 그러한 관계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수낵 총리는 특히 "이번 국빈 방문을 계기로 자유무역협정(FTA)의 개선을 위한 재협상의 시작으로 인해 민간 협력이 더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양국 정상은 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위시한 국제 분쟁 해법에 인식을 같이했다.

구체적으로는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미사일 개발을 규탄하고 모든 핵무기, 대량살상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과 현존하는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식으로 반드시 포기해야 한다’고 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이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규탄 △대만해협의 평화·안정이 국제사회 안보·번영에 필수 불가결임을 확인 △이스라엘-하마스 무력 충돌에서 민간인 보호·인도적 지원·확전 방지 노력 강조 등이 포함됐다.

국제 외교에서도 협력하기로 했다. 이는 △안전보장이사회 협력 △주요 20개국(G20)/주요 7개국(G7) 통한 파트너십 강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협력 등으로 구체화했다.

특히 다우닝가 합의 이행을 위해 안보·경제·지속 가능한 미래 등 세 가지 분야를 지정해 새로운 협력을 추진하거나 강화키로 했다.

우선 국방·방산에서는 △외교·국방 2+2 장관급 회의 신설 △국방협력 MOU 추진 △안보리 대북 제재 이행을 위한 공동 순찰 △사이버안보 분야 ‘전략적 사이버 파트너십’ 체결 △방위력 협력 파트너십 의향서·방산 공동수출 업무협약(MOU) 체결 등이 이뤄졌다.

이어 경제 분야는 다시 과학기술과 무역·투자를 주요 축으로 협력을 확대한다.

과학기술은 △디지털 파트너십 △반도체 협력 프레임워크 △우주 협력 MOU 체결 △양자기술·합성생물학 분야 협력 △차기 ‘미니 화상 AI 안전성 정상회의’ 공동 개최 등 AI 분야 협력 확대 등이 포함됐다.

대통령실은 과학기술 강국인 영국과 미래를 선도할 첨단 과학기술의 협력 확대가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무역·투자는 △한·영 FTA 개선 협상 개시 선언 △한·영 경제금융 대화체 설치 △한·영 상호 투자 협력 채널 구축 △한·영 공급망 대회 개최 △한·영 세관상호지원협정 체결 등에 서명했다.

최근 잇단 국제 분장과 코로나19의 전 세계 확산 이후 불안정성이 높아진 글로벌 공급망의 다변화를 위한 포석이다.

지속 가능한 미래 분야에서는 △청정에너지 파트너십·해상풍력 MOU 체결 △원전분야 광범위한 협력 △탄소저감장치가 없는 석탄발전소 단계적 폐지 △2050 탄소중립 달성 협력 △전략적 개발 파트너십 체결 △글로벌녹색성장연구소(GGGI) 재정기여 증대 등에 합의했다.

미래 세대를 위한 기후변화 대응과 개발 분야 협력 강화가 핵심이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키어 스타머 영국 노동당 당수를 접견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노동당이 앞선 복지정책 기조와 다양한 복지정책 입안으로 많은 영국인의 지지를 받고 있다"고 평가한 뒤 "한영 청정에너지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양국 간 협력이 크게 확대하도록 영국 의회의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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