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상의, 경제형벌 개선 법률안 조속입법 건의
▲경제형벌 개선과제 입법현황 |
대한상공회의소는 27일 ‘경제형벌 개선 법률안 조속입법 건의’를 통해 "정부가 민간중심 역동경제로의 전환을 위해 기업의 자유·창의를 가로막는 경제형벌 조항을 일제 점검해 지난 1월과 5월에 140건의 과제를 담은 법안들을 국회에 제출했으나 입법이 더딘 상황"이라며 "국회에 제출된 1~2차 경제형벌 과제 중 본회의를 통과한 과제는 1건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나 21대 국회에서 처리해줘야 한다"고 호소했다.
통과된 법은 ‘과태료 전환’ 유형으로 벤처투자법상 무의결권 주식을 취득한 대주주가 중기부장관의 주식처분명령을 위반하는 경우 3000만원 이하 과태료로 개정한 것이 유일하다. 기존에는 1년 이하 징역, 1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했다.
경제형벌 개선과제는 현 정부가 출범 직후 민관 법률전문가로 구성된 ‘경제 형벌규정 개선 태스크포스(TF)’를 통해 414개 법률, 5886개 조항을 점검·발굴해 국회에 제출한 140건의 규정들이다. 1차 과제는 기업형벌 위주로 과제를 선별했고, 2차 과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등 국민 경제활동에 불편함을 해소하는 차원에서 생활밀착형 개선과제 중심이었다.
그간 경제형벌 등 우리나라 기업법제 정비의 필요성이 경제계를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돼 왔다. 실제 세계경제포럼 부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의 세계경쟁력 지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우리나라는 ‘기업 법?규제 경쟁력’ 부문에서 64개 국가 중 61위로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다. 특히 우리나라는 2013년 32위에서 29계단 하락한 반면, 미국은 같은 기간 18위에서 12위로 6계단 상승했다.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경제형벌 개선과제는 △형벌 폐지 △과태료 전환 △선행정제재 후형벌 △형량 조정 등 4개 유형이다. 이중 ‘형벌 폐지’와 ‘과태료 전환’은 비범죄화 유형으로, ‘선행정제재 후형벌’과 ‘형량 조정’은 형벌 합리화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유형별로 차지하는 비중은 ‘과태료 전환’ 81건(57.9%), ‘형량 조정’ 30건(21.4%), ‘형벌 폐지’ 15건(10.7%), ‘선행정제재 후형벌’ 14건(10.0%) 순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1대 국회 임기가 내년 5월말로 종료되면 계류 중인 법안은 모두 폐기될 예정"이라며 "내년 4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예정돼 있어 사실상 이번 정기국회가 경제형벌 개선 법률안을 입법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대한상의는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형벌 개선과제 가운데 시의성 높은 과제부터 입법화해 나가야 한다고 짚었다. 먼저 ‘형벌 폐지’ 필요 대표과제로 식품위생법상 손님을 꾀어서 끌어들이는 호객행위에 대해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고 있는데 호객행위를 형벌 부과대상에서 제외하고 기존의 허가·등록 취소, 영업정지 등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과태료 전환’ 대표적 과제로 현행 공정거래법은 지주회사 설립·전환 신고의무 위반시 1억원 이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개선안은 벌금 대신 과태료를 부과하면서 동일인과 임직원에 부과하는 과태료 금액 수준에 차등을 둘 필요가 있다.
‘선행정제재 후형벌’ 대표 유형으로 현행 하도급법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에게 내국신용장을 15일 이내에 개설하지 않거나 구매확인서를 발급하지 않은 경우 하도급대금의 2배에 상당하는 금액 이하 벌금을 부과하고 있다. 개선안은 먼저 행정제재(과징금 및 시정명령)를 하고 시정명령 불이행시 벌금을 부과하도록 한다.
‘형량 조정’ 유형으로 현행 환경범죄단속법은 오염물질을 불법배출해 사람을 죽거나 다치게 한 경우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형을 부과한다. 개선안은 사망과 상해를 구분해 사망의 경우는 기존 법정형을 유지하되, 상해의 경우는 무기 또는 3년 이상 징역으로 하향 조정했다.
이수원 대한상의 기업정책팀장은 "우리나라는 경제 관련 법률에 형벌조항이 외국에 비해 많은데다 엄격해 민간의 경제활동을 위축시키고 외국인의 국내투자를 저해하고 있다"며 "필요 이상으로 형벌을 남발하는 것은 국민경제를 건강하게 만들기보다 오히려 역효과를 낳는 만큼 국회에서 1~2차 경제형벌 개선과제를 조속 입법하고 나아가 과도한 경제형벌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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