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명예 퇴진 불구 '스타벅스 호실적' 역량 인정 영입
마케팅·시장분석 등 강점 발휘 글로벌사업 주도 전망
bhc "기업가치 개선, 브랜드 강화 능력 탁월" 기대감
▲송호섭 bhc 신임 대표이사 내정자. 사진=bhc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최근 스타벅스코리아(법인명 SCK컴퍼니) 출신 경영자를 신임 대표로 내정한 치킨 프랜차이즈기업 bhc가 경영 쇄신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업계는 이사회에서 신임대표 선임이 확정되면 bhc의 해외사업을 이끌면서 아웃백(패밀리레스토랑)·슈퍼두퍼(버거) 등 국내 외식 브랜드사업에 탄력을 붙일 것으로 내다본다.
28일 bhc에 따르면, 최근 내부 심의를 거쳐 새 수장으로 송호섭 전 SCK컴퍼니 대표를 내정했다. 이사회 결의를 거쳐 오는 12월 초 공식 취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bhc가 송 대표를 신임 수장으로 발탁한 이유는 ‘커리어(전문경력)’ 배경에 있다. 다양한 이력에서 쌓은 역량을 눈여겨봤다는 게 bhc의 설명이다. 송 대표는 지난 30여 년 간 스타벅스코리아를 비롯해 나이키, 로레알, 더블에이, 존슨앤존스 등 글로벌 소비재 기업에서 업무 및 경영 커리어를 쌓아왔다.
지난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몸담은 스타벅스 코리아를 제외하면 식음료 업종 경력이 전무한 점은 단점으로 꼽힌다. 지난해 스타벅스 여름행사 사은품에서 발암물질 포름알데하이드가 검출돼 리콜 사태를 빚은 결과,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 퇴진한 점도 핸디캡으로 남아있다.
다만, 코로나19로 외식업계 실적 타격이 컸던 시기에도 실적 성장에 성공하는 등 위기관리 능력을 보였다는 점에서 bhc의 영입 인사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송 대표가 이끌었던 2021년 스타벅스 코리아는 처음으로 매출 2조원 클럽에 진입했고, 10여 년 간 8~9%대에 답보했던 영업이익률도 10%대로 끌어올렸다. 특히, 마케팅 부문에서 잔뼈가 굵어 스타벅스 코리아 대표 당시 △메뉴 다양화 △리저브 바 매장 확대 △배달 서비스 도입 등으로 외형을 넓히면서 호실적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bhc가 송호섭 신임대표 영입을 선택한 배경을 유추할 수 있는 부분이다.
따라서, 송 대표 취임 이후 bhc는 해외 사업에 속도를 붙일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여러 글로벌 브랜드의 국내 시장 진입 등을 주도한 전문경영인으로서 시장분석과 전략 수립 능력을 통해 회사와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란 분석이다.
앞서 2018년 홍콩 직영점을 시작으로 해외진출에 나선 bhc는 지난해 말레이시아, 올 상반기 미국·싱가포르로 진출국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 2호점, 말레이시아에 연달아 4~6호점을 잇따라 출점시키며 동남아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 내년 초에는 싱가포르 중심지인 오차드 지구에 3호점도 개점할 계획이다.
bhc의 송대표 발탁 카드에는 사업적 측면 외에도 내부인사 구도를 새롭게 짜려는 의중도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기업 내실과 조직 안정을 위해 내부자를 기용하지 않고 외부인사를 영입한 점에서 그룹의 ‘경영 쇄신’ 의지가 표출됐다는 분석이다.
앞서 bhc지주사 이사회는 이달 박현종 지주사 대표이사 회장을, 임금옥 bhc 대표를 해임한 바 있다. 더욱이 박 대표가 약 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사임이 아닌 해임 통보를 내려 다른 대주주들과 갈등이 커졌다는 후문도 뒤따랐다.
일단 bhc는 송 대표 선임과 함께 기업가치 제고에 주력할 전망이다. bhc는 수년 간 경쟁사 BBQ와 법적 분쟁을 이어간 데다 높은 영업이익률 뒤로 가맹점과 갈등 문제가 지속돼 기업 이미지 관리에 애를 먹어 왔다. 재매각을 목적으로 하는 사모펀드(PEF) MBK파트너스가 대주주로 있는 특성상 기업가치 방어에 무게를 둘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bhc 관계자는 "(송 대표는) 기업가치 개선과 브랜드 명성 강화에 탁월한 역량을 보여 왔다"며 "불투명한 경영환경에 대비하고 글로벌 수준의 거버넌스와 컴플라이언스 체계 확립을 위해 송 대표를 신임 CEO로 내정했다"고 밝혔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