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략 수위 높이는 中알리바바, 쿠팡·네이버 위협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30 16:26

싼가격에 이용자수 온라인 3위, 내년 물류센터 가세



고물가·고금리 맞물려 고성장 ‘온라인 다이소’ 부상



"짝퉁·배송인프라·상품확대 해결돼야 빅2 추월"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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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30일까지 진행되는 알리익스프레스 블랙프라이데이의 행사 이미지.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알리)가 내년 물류센터 가동과 함께 한국시장 투자 확대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저렴한 가격을 경쟁력으로 최근 알리 앱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이커머스 선두업체인 쿠팡과 네이버(네이버쇼핑)의 빅2 구조에 위협을 줄 수 있을 지에 업계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9일 이커머스업계와 전문가들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종합몰(오픈마켓)’과 ‘버티컬 플랫폼(특정 카테고리 상품 전문적 판매하는 플랫폼)’으로 나뉘며, 현재 쿠팡과 네이버쇼핑 두 업체가 종합몰 플랫폼으로써 시장 정상권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무신사·컬리 등 나머지 업체들이 시장을 뒷받침하고 있다.

후발주자인 알리는 중국 공산품과 잡화를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는 만큼 버티컬 영역에 속한다는 평가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알리는 쿠팡과 네이버 같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 교수는 "알리는 중국산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는 만큼 버티컬 커머스라고 하는 전문몰 시장에서 최고강자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여 향후 국내 이커머스 시장이 ‘2+1 체제’로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알리는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국내 이커머스 시장을 파고들며 최근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바일 시장조사업체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알리의 10월 월간 활성이용자 수(MAU)는 613만3758명으로 △쿠팡(2846만명) △11번가(816만명)에 이어 국내 온라인몰 3위를 기록하고 있다.

이렇듯 알리가 국내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한 이유는 ‘가격 경쟁력’에 있다. 알리는 공산품과 잡화 등을 국내 상품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면서 집객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항간에선 알리가 이른바 ‘온라인 다이소’로 부상했다는 평가마저 나온다.

전문가들은 고물가와 고금리 여파로 인한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알리의 성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영애 인천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소비자들이 이커머스 시장에서 상품을 구매(선택)하는 이유는 편리성과 가격 측면에서 메리트가 있기 때문"이라며 "알리는 가품(짝퉁)으로 논란은 되고 있긴 하지만 일단 가격이 싸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고 풀이했다.

그러나, 알리가 쿠팡과 네이버를 추월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업계의 관측이 우세하다.

알리가 쿠팡과 네이버에 견줄 정도로 성장세를 키워가기 위해선 가품 문제 외에도 배송 인프라, 상품 구색 확대 등 과제들이 선결돼야 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 한국 대표는 지난달 16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국정감사에 출석해 한국 브랜드 짝퉁 판매 문제로 여야 의원들로부터 뭇매를 맞은 바 있다. 이같은 가품 문제 개선을 위해 알리는 오는 12월 6일 간담회를 열어 해결책을 제시할 예정이다.

전자상거래 전문가인 이동일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알리의 성장세는 크게 국내 배송거점을 어떻게 구성해 활용할 것인지, 국내 공급원들이 알리 상품 구색에 어떤 보완 역할을 할 것인지에 두 가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알리는 일단 기본적으로 주문상품을 중국에서 배송하는 만큼 국내 온라인몰보다 배송기간이 느리다. 특히, 패션잡화 상품이 가품인 경우가 많은 만큼 해당 상품군 구색을 늘리기 쉽지 않다. 해결 방안으로 국내 셀러(판매자)들의 입점을 통한 상품 구색 확대가 필수인데 이럴 경우 같은 셀러 상품을 파는 시중 온라인몰과 비교해 차별성을 가지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이커머스업계 한 관계자는 "알리의 문제는 가품 이슈 외에도 사는 품목이 주로 가격이 저렴한 공산품과 잡화에 제한돼 있다는 점"이라며 "국내 시장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어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지만 향후 파급력 등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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