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센터 안산·서울아레나 비리제보 접수 중
내달 경영진 대규모 물갈이 인사로 이어질 듯
▲지난 20일 오전 성남시 분당구 카카오 판교 아지트에서 열린 4차 공동체 경영회의에서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가운데)와 홍은택 카카오 대표(왼쪽),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가 발표를 듣고 있다.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최근 폭언 논란을 빚은 김정호 카카오 CA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 위원이 초고가 골프회원권으로 호의호식하고 있던 내부 주요 인력들의 실태를 공개 지적했다.
29일 김 총괄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글에서 카카오와 얽힌 골프 회원권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카카오가 망한다면 골프 때문일 거다 라는 소문이 파다했고 좋은 골프장에는 죄다 카카오팀이 있더라라는 괴담 수준의 루머도 많았던 상황이라 강력한 쇄신이 요구됐다"고 설명했다.
김 총괄은 "파악을 해보니 그렇게 많은 수량은 아니었고 100여명의 대표이사들은 아예 골프회원권이 없었는데 특정 부서만 투어프로 수준으로 치고 있었다"며 "한 달에 12번이면 4일짜리 KPGA 대회 3주 연속 출전 수준"이라고 꼬집었다.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카카오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의 사회공헌재단인 브라이언임팩트 이사장이기도 한 김 총괄은 "골프 회원권을 75% 정도 통째로 매각하겠다고 보고하고 김 창업자로부터 ‘비상경영회의 때 프리젠테이션 발표도 하고 정식 결재를 올려달라’는 답을 받았다"며 "이후 두 달간은 정말 전쟁 수준의 갈등이 있었다"고 토로했다.
김 총괄은 전날에도 그동안 외부에 드러나지 않았던 ‘카카오 카르텔’ 의혹과 관련된 내용을 게시글을 통해 드러내며 최근 논란이 된 폭언에 대해서 해명했다. 카카오 인공지능(AI) 캠퍼스 건축팀의 제주도 프로젝트 투입 제안에 대해 이미 정해진 업체가 있다고 주장하는 한 임원과 갈등으로 10분 정도 언쟁이 계속됐지만 아무 말도 안 하는 다른 임원들을 보다가 분노가 폭발했다는 설명이다.
김 총괄은 "‘700억~800억원이나 되는 공사업체를 담당 임원이 결재·합의도 없이 저렇게 주장하는 데 모두 가만히 있는가’라고 했다"며 "특정인에게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반복적으로 지속적으로 이야기한 것도 아니었고 업무 관행의 문제점을 지적하다가 나온 한 번의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이와 관련 카카오는 지난달 경기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ERICA) 캠퍼스에 준공한 데이터센터 안산과 2025년 서울 도봉구에 준공 예정인 복합문화공간 ‘서울아레나’의 공사 업체 선정에 대한 비리 제보를 접수하고 내부 감사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밖에 김 총괄은 △경영진 혹은 측근에 편중된 보상 △불투명한 업무 프로세스 △휴양시설·보육시설 문제 △골프장 회원권과 법인카드·대외협력비 문제 △데이터센터(IDC)·공연장 등 대형 건설 프로젝트의 비리 제보 △장비의 헐값 매각 문제 △제주도 본사 부지의 불투명한 활용 등 카카오 인사·재무·준법 사항 등과 관련된 내부 문제를 들춰냈다.
한편, 카카오는 연일 이어지는 김 총괄의 행보에 침묵하고 있다. 업계에선 김 총괄의 경영 실태 공개 지적 등은 앞으로 진행될 카카오 임원 인사에 드러날 것이란 분석을 내놨다. 경영에 복귀한 김범수 센터장이 경영 쇄신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대규모 경영진 물갈이 인사 가능성도 높게 점쳐진다.
sojin@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