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창권 대표, 2+1 기조 유지 시 연임
실적은 변수
최원석 대표, 모기업 수장 교체
계열사 인사개편 관측
▲국내 카드사 CEO의 임기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교체 여부에 시선이 모인다. 사진은 (왼쪽부터)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최원석 BC카드 대표·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
[에너지경제신문=박경현 기자] 카드사 대표의 임기 만료 기간이 다가오면서 교체 여부에 시선이 모인다.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와 최원석 BC카드 대표,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가 임기 막바지에 접어들면서 거취와 관련해 각종 예상이 나온다.
2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이창권 KB국민카드 대표와 BC카드 대표의 임기 만료 시기는 다음 달 말 다가올 예정이다.
이 대표의 경우 KB금융그룹 내 2+1 인사 기조 유지로 인한 연임이 가능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KB금융은 계열사 대표에 대해 2년 임기에 1년을 연장하는 방식을 지속해왔기에 이 대표의 1년 추가 연임 가능성이 열려있다.
다만 올해 KB금융 수장이 양종희 신임 회장으로 교체됨에 따라 계열사 사장들의 인사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양 회장은 KB손해보험 대표에 올랐던 당시 대대적인 조직개편을 시행한 바 있다.
실적면에서도 아쉬운 성과다. 카드업계가 조달금리 상승으로 인한 비용 부담과 건전성 하락 등 업황이 악화되며 실적이 감소한 추세였다. 그룹의 2023년 3분기 경영실적에 따르면 지난 3분기 KB국민카드의 누적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2.7% 줄어든 2724억원을 기록했다. 자기자본의 이익성 지표인 ROE는 전년 동기 대비 2.58%P 줄어든 7.81%를 나타냈다. 연체율은 1.22%로 전년 동기 대비 0.44%P 올랐다.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이 차지하는 비율인 고정이하여신(NPL)비율은 같은 기간 0.06%P 오른 1.14%를 기록했다.
카드사 전반 실적 악화의 배경으로 업황 악화가 지목되고 있지만 취임 첫 해인 지난해 카드업계 2위인 삼성카드와의 격차가 더 벌어졌고 올해는 현대카드에도 제쳐지며 지주 내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기여도도 하락하고 있는 점은 뼈아픈 성과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그룹사 방침에 따라 연임에 무게가 실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너무 큰 변화는 주지 않으려고 하는 대외적 흐름에 더해 내년도 녹록지 않은 환경상 변동성을 주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KB국민카드. |
최원석 BC카드 대표 역시 대주주 경영 변화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점이 최대 변수로 꼽힌다. 지난 8월 모기업인 KT 신임 대표에 김영섭 전 LG CNS 사장이 앉으며 계열사 전반에 인사개편이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최 사장은 구현모 전 KT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물로서 교체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시각도 있다.
최 대표도 실적면에서 업황 부진 여파를 피하지 못했다. 취임 후 결제망 사업의 해외 확장과 자체카드 상품 강화 등에 힘을 실으며 1년 만에 순이익을 45.8% 끌어올렸지만 올해는 상반기 순이익으로 293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1509억원) 대비 80.6% 감소했다. 이는 업권 내 순이익 감소폭이 가장 큰 수준이다.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 48.2% 줄어든 696억원을 나타내 부진을 이어갔다.
이로 인해 이미 1년 연장 임기를 채운 최 대표의 추가 연임이 사실상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구 전 대표가 직접 외부서 영입한 인물이기에 최근 모회사 대표 라인이 바뀌자 교체 가능성이 큰 상황"이라며 "KT계열사다보니 금융권으로선 정보가 깜깜하다"고 설명했다.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 또한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롯데카드는 지난 상반기 순익이 전년 대비 72% 증가했지만 이는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처분 이익이 반영된 결과로, 이를 제외하면 수익성 지표는 악화됐다. 다만, 최대주주인 MBK파트너스가 롯데카드 재매각을 추진 중으로 이를 마무리 지을 때까지 자리를 지킬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또 다른 카드업계 관계자는 "업황 부진이 길어지고 있어 실적이나 수익성 지표보다 외부 요인이 연임에 큰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pearl@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