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엑스포 완패에 野 "전쟁날 나라 표 주겠나"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1.30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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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부산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전 완패와 관련해 야권 인사들 ‘맹폭’이 이어지고 있다.

부산 북구강서구갑이 지역구인 전재수 민주당 의원은 30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대한민국이 국제사회에서 지난 70년 동안 쌓아왔던 외교 역량의 총체적 붕괴"라고 맹폭했다.

그는 "윤석열 대통령께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 부으면서 해외 순방을 다녔지 않나"라며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 등을 고려한다면 정말 아무것도 안 하고 있어도 우리가 60~70표는 받아야 된다. 그러면 표를 오히려 까먹고 다닌 거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완패 원인과 관련해서는 "왜 실패했는지에 대한 분석 자체가 지금 의미가 없다"며 "29표를 받은 것은 A부터 Z까지 전부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대한민국 외교의 방향과 기본적인 노선 자체가 이념 외교였다"며 "미국, 일본 중심의 편식 외교를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한 반성이 있어야 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지금 북한하고 강대강의 군사적 긴장이 계속해서 고조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전쟁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나라에서 엑스포를 유치한다는데 표를 주겠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 의원은 또 지난 전북 새만금 잼버리도 언급하며 "잼버리 사태 때 대한민국의 위신이 정말로 말도 못할 정도로 훼손된 거 아닌가"라며 "‘4만 명의 국제대회도 운영하지 못하는 대한민국이 4000만 명의 국제대회를 과연 믿고 맡길 수 있나, 그럴 국가적 역량이 있나’라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의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정부 출신인 탁현민 전 청와대 의전 비서관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이번 엑스포 유치 과정을 보면 지역적으로는 부산에, 정치적으로는 여당 혹은 보수 편향 인사들로 전체적인 판이 짜진 것"이라며 "그런 지엽적이고 정치적인 이유로 분할해서 사용했다는 게 일단 근본적인 원인 중에 하나"라고 지적했다.

탁 전 비서관은 일례로 자신에게 엑스포 관련 비공식 자문 요청이 온 것을 거론한 뒤 "제 의견과 여러 아이디어를 드렸던 적은 있었다"며 "물론 하나도 그대로 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탁 전 비서관은 또 "결정적 판단들을 비전문가들이 앉아서 한다"는 점을 다른 원인으로 비판했다.

그는 "광고를 전문가에게 맡기고 그 광고의 내용에 대한 판단을 비전문가들이 앉아서 한다는 것"이라며 "결국은 전문성은 사라지고 비전문가들의 취향만 남게 되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탁 전 비서관은 아울러 "(엑스포) 성과를 국민적 성과라든지 혹은 여야를 뛰어넘는 국가적 성과로 가져갔었어야 되는데 중간 중간 계속해서 대통령의 성과로 만들려는 노력이 있었다"며 "그런 노력들이 있었기 때문에 대통령을 비롯한 용산은 이것이 될 거라고 확신하는 수밖에 없었던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

정부가 엑스포 완패를 예측하지 못한 것이 "자기들만의 상상과 망상에 빠져서 이 결과까지 오게 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탁 전 비서관은 여권 일각에서 엑스포에 대한 문재인 정부 무관심이 후발주자로서의 불리함을 낳게 했다는 취지의 지적이 나오는 데 대해선 "예상했던 것 아닌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이제 와서 전 정부 탓을 하겠다면 얼마든지 하시는데 이 말씀을 드리고 싶은 게 앞으로도 전 정부 탓을 하고 싶다면 그냥 중요한 국가행사를 맡겨 달라. 그러면 성공하는 것으로 보답해 드리겠다"고 비꼬았다.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탁 전 비서관과 같은 방송에서 완패 원인과 관련, "윤 대통령이 얘기할 때 보면 국내도 그렇고 국제사회에서도 모든 것을 자유민주주의 진영 대 공산전체주의 진영 이렇게 쪼개서 이분법으로 본다"고 지적했다.

임 전 실장은 "(윤 대통령이) 중국·대만 문제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발언을 하고 우크라이나에 가서 ‘끝까지 함께 싸우겠다’고 해 러시아 관계를 단 한 방에 날려버리면서 오히려 김정은 위원장한테 엄청난 기회를 열어줘 버렸다"며 "많은 사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현 정부 성격이 한쪽으로 편향된 치우친 외교로 평가받고 있는 건 아닌지 굉장히 의심스럽고 우려스렵다"고 비판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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