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교체' 카드 꺼내나…내부총질 이어지며 대규모 인사에 무게
홍은택 카카오 대표 및 모빌리티·페이 등 7개 계열사 대표 임기만료
'회전문 인사' 금물…노조 "경영진 자정능력 상실, 인적쇄신 불가피"
▲카카오 창업자인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 |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사법리스크에 이어 내부 고발까지 최대 위기를 맞은 카카오가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 센터장 및 경영쇄신위원장 주도의 대규모 임원 물갈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총잡이’ 김정호 등판에 이는 파장
3일 업계에 따르면 김범수 센터장의 대대적인 경영쇄신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앞서 김 센터장은 강도 높은 쇄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지난달 27일 열린 5차 공동체 경영회의에서도 ‘인사, 재무, 법무’ 등 내부 경영 프로세스를 철저히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업계 안팎에선 대대적인 인사 조치를 예상하고 있다. 카카오 공동체 주요 계열사 대표들의 임기도 곧 만료될 예정이다. 카카오는 여타 기업처럼 정기적인 연말 인사를 단행하고 있진 않으나, 카카오는 그간 대내외적 위기를 겪을 때마다 ‘경영진 교체’라는 카드를 꺼내왔다.
실제 카카오는 최근 1년 사이 최고경영자(CEO)가 네 차례 교체됐다. 여민수·조수용 공동대표 체제에서 조수용 공동대표가 사의를 표하자 류영준 전 카카오페이 대표가 내정됐지만 스톡옵션 대량 매도 사태로 논란을 빚으며 사퇴했다. 구원투수로 등판한 남궁훈 전 대표도 ‘카카오 먹통 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현재는 홍은택 단독 대표 체제로 운영 중이다.
게다가 최근 김정호 CA 협의체 경영지원총괄 겸 준법과신뢰위원회(준신위) 위원이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글에 카카오 내부 경영 실태를 연일 폭로하면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급 인사 교체에 더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인사 칼자루를 쥔 김정호 총괄의 내부 경영 실태에 대한 고발이 이어지자, 현재 카카오는 관련 사항에 대한 본격적인 감사에 착수했다.
◇ 주요 계열사 대표급 교체설 ‘솔솔’
카카오 계열사 가운데 2024년 3~4월 사이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곳은 7곳이다. 인사 조치 대상으로 꼽히는 대표급 인사는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둔 홍은택 카카오 대표, 이진수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대표,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문태식 카카오VX 대표, 신원근 카카오페이 대표, 조계현 카카오게임즈 대표 등이다. 여기에 SM엔터 시세조종 의혹 등으로 구속된 배재현 투자총괄대표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수수료 과다 징수 논란의 카카오모빌리티, 중소기업 기술 탈취 의혹을 받은 카카오VX, 전임 대표의 스톡옵션 먹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카카오페이 등의 대표 교체 여부가 주목받고 있다.
카카오노조 역시 경영진 조사를 요청하는 상황이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문제를 발생시킨 경영진들이 스스로 쇄신안을 만드는 것은 매우 부자연스럽다"며 "경영진 내부에서도 폭로가 이어지고 있어 현 경영진에 대한 인적 쇄신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리더십 부재’, ‘회전문 인사’는 그간 카카오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왔다"며 "땅에 떨어진 기업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라도 이번엔 적극적인 인사와 조직개편을 통해 대내외 갈등을 수습하고, 문어발처럼 얽혀있는 계열사 경영 실태를 재정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지난달 20일 오전, 김범수 경영쇄신위원장을 포함해 주요 공동체 CEO 등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4차 공동체 경영회의를 열었다. |
▲왼쪽부터 홍은택 카카오 대표,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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