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사기’ 여파…노른자 땅 강남에는 없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5 14:58

지난달 강남구 빌라 전세 거래, 전년 동월 대비 10% ↑



아파트 대비 저렴한 가격 및 강남 입지가 거래량 증가에 영향



전문가 "강남 특수성 때문에 향후에도 빌라 전세 거래량 유지될 것"

빌라

▲전세사기 여파가 지속되며 빌라 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월 강남권 빌라 전세는 오히려 거래량이 증가했다. 사진은 서울의 한 빌라 전경. 사진=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에너지경제신문 김다니엘 기자]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전세사기 여파는 일파만파다. 특히 수도권 주택임대차 시장에서 빌라 및 오피스텔 등 비(非)아파트 기피 현상은 심화되고 있다. 하지만 서울 강남권 빌라 전세는 오히려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 수요자들에게 놀라움을 안겨주고 있다.

5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강남구의 빌라 전세 거래는 266건으로, 전년 동월(240건) 대비 10.8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의 빌라 전세 거래 또한 326건으로 지난해 동월(288건)에 비해 13.19% 증가했다.

지난 10월 강남권 빌라 전세 거래량이 전년 동월 대비 큰 폭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서울의 빌라 전세 거래량은 5702건으로 지난해 동월(6737건)에 비해 15.36% 감소했다.

특히 ‘빌라왕’ 사건의 진원지인 강서구의 지난 10월 빌라 전세 거래량은 449건으로 지난해 10월(628건) 대비 28.50% 줄었다.

전세사기 여파에도 불구하고 강남권 빌라 거래량이 큰 폭 증가한 것에는 아파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입지에 매력을 느낀 젊은 층들이 몰려든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타 지역에 비해 빌라 전세 수요가 많고 전세사기 사례가 없어, 전세금을 떼일 걱정이 적다는 점도 강남권 빌라 전세 거래량 증가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여진다.

무엇보다 강남권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빌라의 전세 가격이 낮은 점이 일대에서 전세 수요로 이어지고 있다. 실제 서울 내 빌라와 아파트 전세는 평균 가격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KB부동산 11월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5억8421만원으로 집계된데 반해, 서울 빌라의 평균 전세가격은 2억2416만원으로 아파트 전세 가격의 38% 수준에 불과했다.

서초구 서초동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전세사기 사태가 벌어진 직후, 잠깐의 여파가 있기는 했지만 입지 및 아파트 대비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뚜렷해 강남권 빌라 전세에 대한 수요는 꾸준했다"며 "특히 인근에서 일하는 젊은 층들에게 인기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확실한 수요가 존재하기 때문에 향후에도 거래량은 꾸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예상했다.

서울 내 타 지역과 달리 강남권 빌라 전세 수요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세사기 여파로 인한 월세 선호 현상은 강남권에서도 목격되고 있다.

지난 10월 강남구 빌라 월세 거래량은 317건으로 지난해 동월(279건) 대비 14.03% 증가했다. 같은 기간 서초구 빌라 월세 거래량 또한 249건에서 285건으로 큰 폭 늘었다.

이는 전세사기 사태 이후 빌라에 대한 수요자들의 평가 잣대가 엄격해진 것의 영향으로 해석된다.

이러한 영향으로 인해 최근 강남권 공인중개사사무소들에서는 수요자에게 빌라 매물을 설명할 때 융자금 유무 및 전세보증보험 가입 여부를 기본적으로 언급해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전문가들은 강남권 빌라 전세 거래량은 향후에도 유지될 것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김인만 김인만부동산경제연구소 소장은 "강남권 빌라 전세 거래량 증가는 강남의 입지와 전세사기 전례가 없다는 점 때문"이라며 "여기에 더해 최근 아파트 전세 가격이 큰 폭 올라 금전적으로 부담을 느낀 수요자들이 몰린 것의 영향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김 소장은 이어 "강남권은 기본적으로 땅값이 비싸기 때문에 전세사기를 치기에 적합하지 않아 이에 대한 우려가 덜한 것"이라며 "강남만의 특수성으로 인해 빌라 전세 수요는 향후에도 유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daniel111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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