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10월 LCC 1951만명 탑승…대한항공·아시아나 연간 탑승객 추월할 듯
일본·동남아 노선 집중이 주효…"FSC 강세 보이는 中 노선 회복 더딘 영향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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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이 여행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에너지경제신문 김정인 기자] 올해 저비용항공사(LCC)가 처음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 탑승객 수를 넘어섰다.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위주로 노선을 효율적으로 운영했다는 점이 LCC의 ‘역전극’에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이 흐름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올해 연간 국제선 이용객 수에서도 LCC가 대형 항공사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5일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내 LCC 9개 사 국제선 항공기 탑승객은 총 1951만9351명으로 해당 기간 전체 국제선 이용객 5506만7363명 중 35.5%를 차지했다.
이는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을 합한 1841만7514명(33.5%)보다 약 110만명 많은 수치다. 또 외항사 국제선 항공기 이용객(1713만498명)보다 약 240만명 많은 기록이다.
업계에서는 11~12월에도 같은 흐름이 이어져 연간 국제선 LCC 이용객 수가 FSC 이용객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렇게 되면 LCC는 2003년 국내 첫 출범 이후 처음으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을 국제선 이용객 수에서 역전하게 된다.
LCC의 국제선 승객 점유율은 2014∼2016년 10%대였다가 2019년 29.5%까지 올랐다. 그러다 코로나19가 발발하면서 2020년에는 25%로 떨어졌고, 2021년에는 국제선 운휴가 이어지면서 6.5%까지 급격히 하락했다. 이후 LCC는 지난해 점유율을 23.1%로 높이고 올해 들어서는 10월까지 35.5% 점유율을 끌어올렸다.
LCC는 엔데믹 이후 고환율·고유가로 ‘가성비’를 찾는 여행객이 늘면서 일본과 동남아시아 등 중단거리 노선 회복에 주력했다. 실제 제주항공은 지난 10월 수송실적이 2019년 10월 대비 103%를 기록하며 코로나19 이전으로 회복했다. 지난해 10월 기준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편은 1312편, 공급석은 24만5934석, 수송객은 20만4732명에 불과했으나 1년만인 올해 10월 기준 제주항공의 국제선 운항편은 4196편, 공급석은 79만1304석, 수송객은 68만1187명으로 전년대비 각각 219.8%, 221.8%, 232.7% 증가했다.
진에어는 인천-나고야, 부산-냐짱 노선 등에 신규 취항·증편하는 등 공급 및 판매 확대를 통해 2019년 3분기 대비 올해 3분기 국제선 운항률 약 96%를 기록했다.
올해 1∼10월 LCC 가운데 국제선 점유율 1위를 차지한 항공사는 601만명이 이용한 제주항공(30.8%)이었다. 이어 △티웨이항공(22.8%, 445만명) △진에어(21%, 409만명) △에어부산(15.1%, 295만명) 순이었다.
업계 관계자는 "엔데믹 이후 일본과 동남아시아 노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LCC업계는 노선과 기단을 효율적으로 운영했다"며 "이로 인해 전체 탑승객의 수를 높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FSC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던 중국 노선 회복세가 더디다는 점도 LCC가 FSC를 역전하는 데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kji0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