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에 8억5000만원 상품권 ‘펑펑’…스마트워치 사고 외유성 출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5 16:09

감사원, 근로복지공단 정기감사…간식비 등 인건비 70억원도 추가 지출
권익위, 철도공단 등 14곳 '시설부대비 부당 집행' 실태 조사…公기관 직원들 12억원 유용 적발

온누리상품권 전통시장(PG).

▲온누리상품권 전통시장(PG).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김종환 기자] 근로복지공단에서는 직원들에게 상품권 8억5000만원어치를 부당 지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 직원들은 공금을 사용해 스마트워치 등 개인 물품을 구매하기도 하고 외유성 출장을 다녀온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과 국민권익위원회는 이같은 내용을 담은 근로복지공단 정기감사 결과와 ‘시설부대비 집행 실태조사’ 결과를 각각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020년 12월 전 직원 8555명에게 1인당 10만원씩 총 8억5550만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했다.

당시 근로복지공단 노조는 임금 협상 과정에서 ‘직원 사기 진작’을 이유로 상품권 지급을 요구했고 공단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했다.

임금 협상분에 더해 상품권을 지급하면서 사실상 임금을 인상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이는 공공기관 예산집행 지침을 위반한 조치다. 지침에 따르면 공공기관은 직원에게 상품권을 일괄 지급하는 등의 방식으로 급여를 우회 인상해선 안 된다.

더구나 근로복지공단은 인건비 예산이 아닌 일반 예산을 돌려 상품권을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외에도 근로복지공단은 지난 2016∼2021년 병원 진료비 48억원, 야간 간식비 13억원 등을 포함해 총 70억원의 인건비를 추가 지출했다.

그러나 공단은 이런 인건비 지출을 누락한 채 경영실적보고서를 작성했고 결과적으로 총인건비 인상률을 사실과 다르게 산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감사원은 근로복지공단에 "관련 규정에 위반되는 임금 협약을 하여 전 직원에게 상품권을 일괄 지급하거나, 급여성 경비가 인건비가 아닌 다른 비목으로 부당하게 집행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며 주의를 촉구했다.

아울러 공단의 채권 회수 업무 태만으로 국고에 약 5400만원 상당의 손해를 끼친 담당자 2명에 대한 징계·주의를 각각 요구했다.

권익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2023년 8월 국가철도공단·한국농어촌공사·부산광역시 교육청 등 14개 공공기관에서 부적절하게 집행된 시설부대비는 약 12억2000만원에 달했다.

시설부대비는 공공기관이 직접 사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경비 외에 추가로 지급되는 부대 비용이다. 안전용품 구입비나 출장 여비, 현장 체재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권익위는 전체 공공기관 중 시설부대비 집행 점검이 필요한 기관 14곳을 선정하고 올해 집중 실태조사를 시행했다.

조사 결과 안전용품 구입비(피복비)를 부당 집행한 경우가 6억4076만원, 출장 여비를 부당 수령한 경우가 2억8679만원 각각 적발됐다. 허위 거래 명세서를 첨부해 개인 물품을 구입하거나 증빙 서류 없이 중식비 등 950만원을 지출한 경우도 있었다.

사례별로 보면 A 지자체 소속의 한 주무관은 공사 감독용 의복을 구입한다는 명목으로 31번에 걸쳐 총 496만원 상당의 스포츠 브랜드 의류와 신발을 구입했다가 덜미를 잡혔다. B 지자체 주무관은 2명이 35만원씩 피복비를 사용하는 것처럼 서류를 꾸며내고 실제로는 본인 혼자서 피복비 70만원을 사용했다.

C 기관 소속 직원 16명은 업무와 직접적 관련이 없는 격려 차원의 해외 출장 명목으로 네덜란드·독일·벨기에를 다녀오며 출장비 1억1000만원을 시설부대비로 결제했다. D 기관에서는 업무 담당자가 아닌 감사실 직원이 프랑스·스위스 출장에 동행해 해외 출장비 544만원 상당을 추가로 끌어다 썼다.

E시 주무관 등 5명은 관내 문구점에서 사무용품을 구매하는 것처럼 가짜 거래명세서를 쓰고 개당 30만원 상당의 스마트워치 5대를 구매해 사적으로 사용했다.

권익위는 이러한 사실을 해당 기관에 통보해 환수 조치 등을 요구하고 관련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권익위는 한국도로공사가 예산을 불법적으로 전용했다는 의혹이 사실임을 확인하고 관련 내용을 수사기관에 넘겼다고 밝혔다.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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