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의 계절 왔건만… 은행株 당분간 힘 못 쓴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07 16:05

KB금융 한달 새 7%대 하락…KRX은행지수 우울

ELS 손실 가능성에 횡재세 리스크까지 위협적

증권가 "대표적 배당주 랠리 기대하기 힘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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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주가 올 연말에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사진= 각 사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대표적인 배당주로 꼽히는 은행주가 올 연말에는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원금 손실 가능성과 횡재세 논란 등으로 추가 변동성이 나타날 수 있어 당분간 수급 여건은 약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은행지수는 지난 한 달간 2.89% 떨어졌다. KRX은행지수의 구성종목은 KB금융과 신한지주, 카카오뱅크,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BNK금융지주, DGB금융지주, 제주은행 등이다.

KRX은행지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KB금융은 한 달간 7.71% 하락했다. 같은 기간 제주은행과 하나금융지주은 각각 12.52%, 2.95% 떨어졌다. 신한지주와 BNK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은 각각 0.41%, 0.7%, 1.41%, 2.02% 상승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 상승폭(4.89%)에도 한참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외국인의 이탈도 눈에 띈다. 외국인은 지난 한달 간 KB금융지주 주식 951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7717억원을 사들인 것과 정반대의 흐름이다.

은행주에 수급이 몰리는 연말임에도 부진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은 ‘배당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내년 상반기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에서 3조원대 원금 손실이 예상되면서 은행권의 비이자수익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우려도 나오는 중이다.

KB국민은행, 신한은행, 하나은행, 우리은행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해 ELS 판매 수수료를 포함한 신탁수수료 이익 총액은 8384억원이다. 5대 은행은 현재 H지수 ELS 상품 판매를 중단한 상태다. 만일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이 확정돼 판매금지 또는 손해액 배상 등이 이뤄질 경우 은행이 안게될 손실액은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증권 전문가들은 횡재세와 상생금융안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횡재세는 ‘초과이윤세’로 일정 기준 이상의 이익을 얻으면 법인 등이 초과 이익분을 기본소득세 등 외에 추가로 내야하는 세금이다. 즉 은행의 이익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라는 셈이다.

앞서 지난 14일에는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유가 상승과 금리 인상 등으로 호실적을 거둔 정유사와 금융사들에 초과 이익의 40%까지 부담금을 징수하게 하는 횡재세 법안을 발의하기도 했다. 정부와 국민의힘도 올해 초부터 금융권에 상생금융을 요구해 온 만큼 은행주 상승 모멘텀과 호재가 부족하는 시장의 판단이 나오고 있다.

현재 5대 금융지주는 정부의 요구에 따라 지난 3월부터 1000억~2000억원 규모의 상생금융 프로그램을 시행 중이다. 이번에 나올 상생금융 지원 금액은 은행별로 3000억~4000억원으로 설정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는 총액으로는 1조5000억원~2조원 수준이다.

이에 따라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올해는 은행주 배당 랠리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는 중이다. 또 배당기준일은 내년 봄으로 미뤄질 가능성도 높다. 실제 분기 배당을 지급하는 시중은행들이 금융위원회의 배당절차 개선방안에 따라 연초에 배당액을 확정한 후 배당기준일을 정하는 내용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정관을 변경 중이다.

최정욱 하나증권 연구원은 "금융권이 횡재세 도입 시의 규모에 버금가는 정도의 상생금융 방안을 발표해야 한다는 것에는 큰 이견이 없어 이익 추정치가 기존 예상치보다 하향될 가능성이 커졌다"며 "올해부터 은행들이 배당선진화 방안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12월 배당랠리 가능성은 낮아졌고, 총선 직전인 내년 1~2월까지는 규제 불확실성 또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은행주는 당분간은 쉬어가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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