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에너지+] 코로 제대로 숨쉬지 못한다면…불편한 '5해(五害)'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0 16:00

■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김경수 교수 조언



외부 유해물질 제거 기능, 면역기능 약화

자극물질 차단 후각세포 기능 감소 초래

외부공기 온도·습도 조절, 기도저항 상실

"수면 코막힘 입 호흡, 충치·코골이 유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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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는 호흡계의 최전선 1차 방어장벽으로 호흡 작용 외에도 외부공기에 가습과 온도조절, 외부공기의 이물질이나 유해물질을 걸러주고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사진은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김경수 교수(이비인후과)가 코 질환을 앓는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모습. 사진=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에너지경제신문 박효순 메디컬 객원기자] 코로 숨을 쉬면 유해한 이물질의 인체 유입이 줄고, 항균작용 등을 포함해 건강에 유익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코로 숨을 못 쉬면 입으로 숨을 쉬게 되는데 코골이, 수면무호흡증과 그에 따른 합병증인 심·뇌혈관질환·당뇨·치매 등, 잇몸병 같은 건강 상 많은 문제점들이 노출된다.

중국의 고전 ‘삼국지’에 보면, 유비의 책사 제갈공명(제갈량)이 남만(南蠻)정벌에 나섰을 때 울창한 밀림의 흉흉한 지역을 행군하다 병사들이 괴질에 걸려 난처한 지경에 처한다. 공명은 인근의 도인을 찾아가 해결 방법을 구한다. 도인은 어떤 나뭇잎을 따서 입에 물고 행군하라고 일러준다.

공명은 그대로 시행하면서 "행군 도중 입을 벌려 떠드는 자들은 엄한 군령으로 다스린다"고 엄포를 놓는다. 일사불란하게 나뭇잎을 입에 물고 밀림을 헤쳐나간 병사들은 모두 괴질에 걸리지 않고 위험지역을 통과한다.

이같은 ‘삼국지’ 내용에 코 질환을 다루는 비과(鼻科) 분야의 권위자인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김경수 교수(이비인후과)는 "의학적 측면에서 볼 때, 나뭇잎을 물고 있으면 말을 할 수 없으니 말하면서 발생하는 침이나 콧물의 발생(비말 감염)을 줄일 수 있고, 감염에 대한 노출도 막아준다"면서 "또한, 입으로 숨을 쉬지 않고 코로 호흡하므로 코의 방어벽 기능이 작동해 병원균으로부터 감염을 줄일 수 있겠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그러나 코로 숨을 쉬어도 감염자의 비말에 노출되면 감염될 수 있기에 코로 숨을 쉬는 것이 세균이나 바이러스 방어를 위해 쓰는 마스크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코는 호흡계가 시작되는 기관으로 호흡계의 최전선 1차 방어장벽을 형성한다. 코의 중요 작용으로 크게 호흡작용과 후각작용이 있다.

호흡작용으로 외기(외부공기)가 인체기관이나 기관지로 이동하는 첫 통로 역할을 하는데 외기에 대해 가습과 온도조절을 한다. 또한, 호흡계의 방어작용에도 관여하는데 외기에 들어있는 이물질이나 유해물질을 걸러주고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후각작용을 담당하는 후각신경은 코 점막 상부에 존재한다.

◇ 코로 숨 쉬어도 감염 노출…세균·바이러스 방어엔 마스크가 최상책

코 점막에 수분이 적어 건조할 경우, 미세섬모의 기능이 약해져 유해물질을 밖으로 배출하는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 또한, 점막에서 분비되는 콧물에는 각종 면역에 관련된 물질들이 함유되어 있는데 이런 기능도 나빠진다. 병원균으로부터 우리 몸을 방어하는 장벽 역할을 하려면 적절한 콧물은 매우 중요하다.

코의 점막에는 코 점막세포, 면역세포들이 존재하고, 해당 세포나 세포에서 분비되는 분비물 때문에 호흡계의 1차 방어 역할이 작동한다.

코 점막에는 점액이 존재하는데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 이물질들을 흡착해 섬모운동·콧물·재채기 형태로 밖으로 배출시킨다.

특히, 코 점막 내 미세섬모라고 하는 작은 털이 존재하며, 이 섬모의 상부에 액체성분(점액)이 존재해 이물질을 침착시켜 콧물이나 가래로 내뱉게 된다.

코 막힘은 다양한 원인으로 생긴다. 비중격만곡증, 코안 구조물들의 비대 등 구조적 문제일 수도 있고, 축농증이나 알레르기비염 같은 면역이나 감염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다.

코 안의 물혹이나 암종도 코막힘을 유발한다. 이같은 문제가 복합돼 나타날 수 있으므로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찰을 받고 원인을 정확히 알아서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코가 막혀 입으로 숨을 쉬면 여러 유해물질과 병원균들이 차고 건조한 공기와 함께 바로 호흡기로 들어오게 된다. 호흡계의 1차 방어 시스템을 거치지 않고 들어와 여러 면역질환과 감염질환에 쉽게 걸리게 된다.

아울러 수면 시 코 막힘으로 구강호흡을 하면 충치나 치주염(잇몸질환) 발생 등 감염에 취약해질 수 있고, 잠 자는 동안 코골이나 수면무호흡증이 잘 유발된다.

어린 자녀의 코 막힘이 심하면 상악(위턱)이 돌출되고 상대적으로 하악(아래턱)이 들어가 보이며, 늘 입을 벌리고 있는 기형이 유발되기도 한다.

◇ 면역성분 많은 콧물, 외부 이물질 방어 및 알레르기 반응 역할

따라서, 김경수 교수는 다음과 같이 ‘코로 숨쉬면 건강에 도움이 되는 다섯 가지 이유’를 조언한다.

첫째, 장벽기능이다. 코는 외부 이물질에 대한 호흡기의 1차 장벽이다. 우선 콧털에서 큰 이물질이 걸러지고 이후 크기가 작은 이물질은 코점막세포에 존재하는 미세섬모의 점액섬모수송에 제거된다.

점액섬모수송이란 섬모 위층에 점액이 존재하는데 이 점액에 이물질이 녹아들게 되고 점액과 같이 이물질이 제거되는 것을 말한다. 이때 지속적으로 이물질이 녹아든 점액은 비인두로 보내져 제거가 되는 방어역할을 한다. 즉, 코의 장벽기능으로 외부 이물질에 1차 방어기능을 하는 것이다.

둘째, 면역기능이다. 콧물에는 많은 면역성분이 포함돼 있는데 면역글로불린 A·G·M·E, 라이소자임·락토페린 등이 있다. 이런 성분 이외에도 호중구와 임파구도 존재하여 외부 이물질에 면역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아울러 이같은 기능으로 외부 이물질에 방어기능 및 알레르기반응 등을 동반한다.

셋째, 감각기능이다. 외부에서 코 안으로 들어오는 자극물질이 코 점막의 신경말단을 자극하여 재채기 반사와 분비작용을 유발하여 자극물질을 제거하거나 더 이상 흡입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코로 호흡이 안되면 후각세포에 후각물질이 도달하지 못하므로 후각도 감소하게 되므로 코로 호흡을 하여야 정상적으로 냄새를 맡을 수 있다.

넷째, 온도 및 습도 조절기능이다. 코에는 많은 모세혈관이 분포하여 흡입하는 외부공기의 온도를 적절하게 데우고 습도를 올려줘 이어지는 기도에 무리가 생기지 않고 편안한 호흡을 하게 만든다.

다섯째, 기도 저항이다. 기도 저항이란 비강 내로 흡입되는 기류로 발생되는 저항으로 정의되는데, 비강에서 전체 기도 저항의 50% 정도를 담당하고 있다.

즉, 코로 숨을 쉬어야 다른 기도에서 담당하는 기도 저항을 적절히 경감한다는 의미로, 전반적으로 호흡을 편안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만일 코로 숨을 쉬지 못하면 비강의 저항이 없는 것이므로 전체 기도 저항을 하기도(下氣道)에서 담당하게 되므로 호흡이 힘들어진다.


anytoc@ekn.kr

박효순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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