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계약금 50% 할인·정액제·중도금 무이자 제공
실제 미달 단지 금융혜택 제공 후 완판에 성공하기도
다만 고금리·고분양가 인해 인기 단지 위주 쏠림 현상 전망
▲건설사들이 최근 분양 미달이 발생한 단지들에서 계약금 할인·중도금 무이자 등 금융 혜택으로 미분양 줄이기에 나서고 있다.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 투시도.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부동산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고분양가 및 고금리로 인해 청약 수요가 위축되자 금융혜택을 제공하는 건설사가 많아지고 있다. 계약금을 10%에서 5%로 줄인다거나 중도금 무이자 및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 등 혜택을 퍼붓고 있는 것이다. 다만 이같은 금융혜택이 분양 성공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DL건설이 시공하는 숭의3주택재개발정비사업을 통해 분양 중인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 대방건설이 시공하는 부산 에코델타시티13블록 ‘부산에코델타시티디에트르그랑루체’에서 다양한 금융혜택을 제공하며 미분양 줄이기에 나섰다.
이 단지들은 갈수록 높아지는 분양가격과 고금리 기조로 인해 기존 미분양을 털어내고자 계약조건을 변경한 뒤 잔여 물량을 털어내기 위한 고육지책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실제로 올해 2월 인천 미추홀구에 분양한 ‘더샵아르테’는 계약금을 10%에서 5%로 줄이고,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한 결과, 잔여 물량 계약을 마무리 지으며 7월 완판에 성공했다. 인천 서구에 공급된 ‘왕길역금호어울림에듀그린’ 역시 계약금 5%와 중도금 무이자 혜택을 제공해 지난 9월 전 가구가 완판됐다.
부동산 한 전문가는 "고금리 및 고물가 등이 장기화되면서 수요자의 가격 민감성이 높아짐에 따라 계약금 정액제·중도금 무이자·환매조건부 분양을 내세우는 등 수요자 불안감을 잠재울 다양한 금융혜택 제공이 이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에 먼저 총 736가구 규모로 조성되며 전용면적 59·74·84㎡, 449가구를 일반에 분양하는 ‘e편한세상 제물포역 파크메종’에서는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와 중도금 전액 무이자 혜택이 적용된다. 참고로 이 단지는 높은 분양가로 인해 청약 1·2순위 경쟁률 총 0.31대 1로 모든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다.
대방건설의 ‘부산에코델타시티디에트르그랑루체’도 분양가 상한제와 1차 계약금 1000만원 정액제가 도입된다. 단지는 전용면적 59·84·110㎡ 총 1470가구 규모다. 최근 1·2순위 경쟁률은 총 1336가구에 1292가구가 분양해 0.96대 1을 기록했다.
미달은 나지 않았어도 금융혜택을 주는 단지도 있다. 호반건설의 ‘위파크 안동 호반’에선 계약금(1차) 1000만원 정액제·중도금 이자 후불제(고정금리)가 적용된다. 특히 계약자들의 금융 부담을 줄이기 위해 중도금(60%)은 4% 고정금리 혜택을 지원할 예정이다. 이 단지는 경북 안동에서 최초로 공급하는 민간공원 특례사업 아파트로, 지하 3층~지상 27층, 9개동, 전용면적 84~101㎡ 총 820가구로 구성된다. 이중 1·2순위 678가구 공급에 3644명 지원으로 5.37대 1 경쟁률이 나왔다.
한편 각 건설사의 파격적 금융혜택 제공에도 불구하고 수요자들은 청약에 더 신중해지는 모습이다. 분양가 부담이 과거보다 커졌고,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여신규제가 본격화되면서 인기 단지 또는 대기 수요가 많은 단지 위주로 청약 쏠림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분양성을 높이고 청약수요의 진입 문턱을 낮추기 위해 금융 혜택을 적극 활용하는 흐름이 이어질 것이다"며 "다만 수요자 입장에서는 계약금 비중을 낮추고 중도금 무이자 융자를 하더라도 자기자본비율이 낮을 경우 향후 잔금마련에 어려움을 겪거나 시장이 회복되지 못해 집을 매각하기 어려워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분양자들은 금융 혜택보다는 실수요 목적에서 자기자본비율을 높여 청약하는 자세로 시장변동성 리스크를 예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