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부진 롯데 이커머스, 수장교체+물류센터 통할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0 15:33

2019년 통합 롯데온 출범 이후 두각 못보여

적자 지속에 결국 非이커머스 대표로 교체



"3년 뒤 부산물류센터 파급력 제한적" 지적

업계 "성장투자보다 수익성 개선 집중"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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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익진 롯데쇼핑 e커머스사업부(롯데온) 대표 부사장.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롯데가 최근 연말 임원인사에서 실적 부진 책임을 물어 이커머스 사업부(롯데온) 대표를 새로 교체하면서 ‘인사 효과’에 따른 경영 개선으로 이어질 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롯데는 이번 인사와 최근 핵심 계열사 롯데쇼핑의 첫 첨단물류센터 착공을 계기로 향후 이커머스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유통업계는 롯데쇼핑의 첨단물류센터 완공에만 2∼3년이 걸리는데다 이커머스 경험이 없는 마케팅 전문가가 수장을 맡았다는 점에서 롯데가 앞으로 이커머스 시장에서 큰 파급력을 끼칠 만큼 성과는 낼 수 있을 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온라인 그로서리(식재료) 사업 강화를 위해 최근 최첨단 자동화 물류센터 건설에 착수했다.

지난 5일 부산 강서구 미음동 국제산업물류도시에 위치한 고객 풀필먼트센터(CFC) 부지에서 영국 리테일기업 오카도 CFC(풀필먼트센터) 착공을 시작했으며, 오는 2025년 말까지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이후 2030년까지 오카도 CFC를 전국에 6개까지 늘린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롯데의 부산 오카도 CFC 전략이 향후 이커머스 기업들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뒤처져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물류센터를 짓고 운영하는데는 상당한 비용이 든다"며 "쿠팡이 이미 흑자를 내고 있고, 이러한 흐름이 트렌드화 되면 2030년에는 대부분의 경쟁기업들이 흑자를 내고 있을텐데, 롯데만 (비용 투자에 따른) 수익성에 발목이 잡히는 격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롯데쇼핑은 지난 2019년 통합 온라인쇼핑 플랫폼 ‘롯데온’을 선보이며 이커머스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나섰지만 시장에서 큰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현재 시장에서 추정하는 롯데온의 시장 점유율은 5% 안팎이다. 쿠팡과 네이버, 신세계(SSG닷컴·G마켓 포함) 빅3 업체는 그렇다치더라도 4위 사업자인 11번가에도 밀리고 있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적자가 지속되며 실적 부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 부문의 올해 1~3분기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5.9% 증가한 970억원을 올렸고, 해당 기간 영업손실은 전년 동기(132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인 640억원으로 줄였지만 여전히 적자이다.

롯데는 실적 부진이 이어지자 결국 이번에 이커머스 사업부 대표 교체라는 메스를 댔다. 기존의 나영호 대표가 물러나고,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가 롯데온의 새 수장으로 임명됐다.

박 대표는 나영호 전 대표와 달리 이커머스사업 경험이 없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다. 한국시티은행 카드사업본부 CFO(최고재무책임자)를 거쳐 2012년 현대카드 캐피탈 전략 담당 전무, 2014년 ING생명 마케팅본부장, 2019년 MBK 롯데카드 마케팅 디지털 부사장을 지냈다. 이후에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를 맡으며 마케팅 전문가로 쪽 활동해 왔다.

이같은 경력으로 업계는 롯데가 수장 교체를 통해 이커머스 사업에서 당장 투자보다는 수익성 개선에 더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한다.

또한, 롯데가 최근 오카도 첨단물류센터 건설에 나선 만큼 장기적으로는 롯데 이커머스 사업이 일정부분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업계는 판단한다. 다만, 오카도 첨단물류센터의 시너지 효과가 과연 경쟁사들을 압도할 만큼의 큰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인가에는 고개를 젓는 분위기다.

전 유통학회장인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롯데가 오카도 물류센터로 ‘부울경(부산 울산·경남 지역)’에선 힘을 발휘하며 실적 턴어라운드(반등)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이미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쇼핑 빅2가 대세가 된 만큼 롯데가 이커머스 사업으로 시장에서 큰 파급력을 발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현실적 평가를 내렸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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