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딸 포기한 개딸…"노무현·문재인 빼고 이재명만" vs "나치·태극기"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1 11:03
표결 지켜보는 이재명 대표 지지자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지지자들.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개혁의 딸(개딸)을 자칭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강성 지지자 일부가 최근 ‘개딸’ 용어를 폐기하겠다고 주장한 가운데 민주당 내부에서 엇갈린 시각이 이어졌다.

친명계 김민석 의원은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검찰 독재와 싸워야 한다’, ‘당이 단합해야 한다’, 또는 지금 일각에서 나오는 신당론에 비판적인 것은 소위 개혁의 딸들로 시작했던 당원 모임이 아닌 당원 일반의 정서"라며 개딸이 강성 당원이 아닌 다수 당원을 일반적으로 포괄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어 "과거에 광주 시민들을 폭도라고 프레임화 했던 것이 잘못됐던 것처럼 (개딸들이) ‘우리는 그 프레임을 동의하지 않는다’ 주장할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명(이재명계) 네 분도 사실은 당내에서 누구도 혁신계라고 보지 않는데 스스로를 ‘혁신계라고 불러 달라’ 이야기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같은 방송에 뒤이어 출연한 현근택 민주연구원 부원장도 "결국은 용어가 그 내용을 규정하는 경우도 있다"며 개딸 폐기 선언을 지지했다.

그는 "처음에는 개혁의 딸, 개딸, 양심의 아들, 양아들 이렇게 불렀는데 계속 언론에서 부정적인 이미지로 (사용해) 극성 당원, 강성 당원 이미지로 굳어"졌다며 "노무현 대통령한테 ‘노사모 그만 두세요’ 이런 얘기 없었다. 문재인 대통령한테 ‘문팬 그만 두세요’ 이런 얘기 없었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한테는 유독 그게 좀 강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 대표 팬카페인 ‘재명이네 마을’에 대해서도 "사람들이 굉장히 오해하는데 대선 끝난 이후에 회원들을 더 늘리지 않았다. 20만명 선이 고정돼 있다"며 "오프라인에서 움직이는 분들은 한 100명, 200명 단위로 톡방을 운영하거나 이런 분들이다. 이것을 누가 조직해서 배후 조정하는 것처럼 생각하는 것 자체는 큰 오해"라고 설명했다.

반면 개딸 집중 공세 대상에 올랐던 비명계 이원욱 의원은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개딸이라는 용어가 굉장히 자기네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했지만 ‘이제 국민 혐오 단어가 됐구나’라는 걸 스스로 자임한 거 아닌가 싶다"며 "문제는 그 용어보다도 태도"라고 지적했다.

그는 "지금도 저한테 문자들을 보내는데 총알 한 방이라도 있으면 쏴버리고 싶다는 등 이런 폭력적 태도를 보인다"며 "폭력적 태도 자체를 없애는 것이 먼저 중요하고 당 지도부가 그런 것을 말리기 위해서, 개딸들과의 단절을 위해서 실효적인 조치를 보여주는 것이 핵심"이라고 촉구했다.

이어 "당장 아주 간편하게 할 수 있는 것 중에 하나가 ‘재명이네 마을’ 이장직을 이재명 대표가 먼저 사퇴하면서 ‘이제는 당신네들하고는 내가 같이 하지 않겠다’라고 하는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아울러 "열성 지지자들은 인류 역사와 함께 해왔다"며 "문제는 그런 열성 지지자들과 정치 지도자가 일체화돼서 결합될 때 항상 문제가 만들어졌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현대 정치사에서는 대표적으로 나치의 문제를 들 수 있겠다"며 이 대표와 개딸 관계를 히틀러와 나치 지지자들에 비유했다.

그러면서 한국 보수 진영의 태극기 부대 등도 거론,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이 문제를 즉자적으로 알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강성 팬덤과 태극기 부대와 단절을 위해서 1년 이상의 노력을 해왔다"며 "만약에 그 노력이 없었다고 한다면 지난 대선 때 태극기 부대한테 완전히 캡처돼 어떤 결과가 나왔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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