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연합뉴스 |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는 11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서울 지역 49석 가운데 국민의힘 우세 지역은 6곳뿐이라는 당 내부 보고서와 관련, "정성적 분석이 가미된 것"이라며 "냉정하게 데이터만 갖고 보면 4개 정도 된다"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또 "일부 기사에 인용됐지만 민주당 내에서 돌린 분석에 따르면 충청도는 국민의힘이 충남·충북·세종·대전 합쳐서 4석이라는 거 아닌가"라며 "제가 알기로는 부·울·경(부산·울산·경남, PK)도 지금 수도권 만큼이나 심각한 걸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표는 전국 선거 결과와 관련해서는 "어제자로 제가 들은 정량적인 것들을 합쳤을 때 83에서 87 사이가 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은 100석 밑으로 내려가 본 적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100석은) 막연한 심리적 저항선"이라며 "그게 지금 보수정당의 시대착오적 생각"이라고 비판했다.
서울 종로 출마를 선언한 비윤계 중진 하태경 의원 역시 이런 시각에 힘을 실었다.
하 의원은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서 현 상황에 대해 "제가 김기현 대표한테 무릎 꿇고 빌고 싶은 심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주말에 부산에 갔다 왔는데 중도뿐만 아니라 보수까지도 이탈하고 있다"며 "(차기 총선에서) 영남 자민련이 아니라 대구·경북 자민련 되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총선 지나고 온전한 정부를 만들어야 되는데 완전히 정부가 사실상 붕괴될 위기에 처해있다"며 "더 이상 지금 대표 체제로 가서는 안 된다. 심각하게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촉구했다.
친윤계로 분류되는 김근식 전 비전전략실장 역시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저를 비롯해 수도권에 있는 당협위원장들은 삼삼오오 모여 ‘이러다간 다 죽는다’ 이런 위기감이 팽배하다"며 "제가 항상 주말마다 지역 행사 다니고 일정들을 빡빡하게 다니는데 분위기가 벌써 다르다"고 걱정했다.
그는 서울 판세 보고서에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한 그 최악의 보고를 받고도 당은 쉬쉬하겠다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부·울·경(PK) 민심에도 "민심의 흐름에 가장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데가 PK"라며 "거기도 사실은 이대로 가다가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기본적인 이야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전국 선거 전망에는 "총선에 국룰 같은 게 있다"며 "(여당 의석수는) 대통령 지지율 곱하기 3을 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30% 되면 90석이고 40% 되면 120석"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21대 총선 때는 제가 알기로 대통령 지지율이 50% 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당 지도부 일원인 김병민 최고위원의 경우 이런 위기론에 선을 그었다.
그는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서울 판세 보고서에 "‘서울에서 6석밖에 못 건진다고? 그러면 이건 거의 전시 상황에 준할 정도의 내용인데 지도부는 뭘 하고 있었던 거야?’ 이렇게 연결이 되지 않는가"라며 "저는 서울에서 6석 정도의 상황은 아니라고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121석이 걸린 수도권을 지게 되면 내년도 과반 의석은 물 건너가고, 윤석열 정부의 성공? 어림없는 얘기가 되지 않는가"라며 "최선을 다해 일해야 되는 지도부의 상황에서 이런 게(보고서가) 보고되지 않는 상태로 언론에 나가 상황을 매우 어지럽고 힘들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럼 여기에 대해 문제가 있는 상황이 어디까지 왔는지 있는 그대로 얘기하고 어디서부터 문제가 꼬였는지 바로잡는 게 지도부가 해야 되는 기본적인 책무"라며 "오늘 최고위에 가면 이 얘기를 좀 세게 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는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서울 6석 보고서와는 결과가 달랐다는 해석이 일각에서 따라 붙었다.
지난 7~8일 실시된 리얼미터 조사에 따르면,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은 8.0%p 오른 41.4%였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1.2%p 내린 40.7%로 나타났다.
다만 이런 결과는 ‘국민의힘 대패’로 나타났던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 당시와 유사한 수치다.
지난 10월 5~6일 실시된 같은 기관 조사에서 서울 지지율은 국민의힘 41.5%, 민주당은 42.6%로 팽팽했다.
지역 단위로 내려갈수록 조사 표본 수 감소로 인한 신뢰도 저하가 뒤따르는데다, 인구 밀집 지역인 강남권 민심 등이 지표에 ‘과반영’ 됐을 가능성도 작용했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여론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만 18세 이상 1005명 대상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다. 방식은 전화 임의걸기(RDD·무선 97% 유선 3%) 및 자동응답(ARS)으로 응답률은 2.5%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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