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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훈 유통중기부 기자 |
이 신약 후보물질은 유전적으로 말초신경 발달이 저해돼 근육위축 등이 나타나는 희귀질환인 ‘샤르코-마리-투스’ 질환과 심방세동 질환 등에 쓰일 수 있는 약물이다.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가 유병인구가 많지 않은 희귀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을 거액을 들여 도입한 것은 그만큼 시장의 성장 가능성을 높게 봤기 때문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전 세계 희귀질환 환자 수는 총 3억5000만명, 국내 환자 수는 80만명으로 추산된다. 글로벌 희귀질환 의약품 시장 규모도 연평균 11%씩 성장해 오는 2028년 4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 세계 7000여종의 희귀질환 중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치료제가 있는 질환은 500여 개에 불과할 정도로 부족한 반면, 희귀질환 치료제는 항암신약 등보다 개발 시간·비용이 적게 들어 제약사로서는 도전할 만한 분야임에 분명하다. 실제로 종근당 외에 GC녹십자, 한미약품 등이 희귀질환 치료제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러나 기자가 만난 샤르코-마리-투스 환자는 종근당과 노바티스의 계약 체결 소식에 ‘축복 같은 소식’이라고 반기면서도, 여전히 ‘꿈 같은 이야기’로 들리는 듯한 반응을 보였다.
임상시험을 거쳐 출시까지 아직 많은 기술적 난관이 남아있을 뿐 아니라 출시되더라도 희귀질환 치료제의 보험급여 적용 가능성이 여전히 낮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비용을 감당할 수 있을지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2020년 우리 정부는 국내 중증환자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중증 난치질환 대상을 확대했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급여화된 중증 난치질환 치료약물은 아토피 피부염 관련 2건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희귀질환자들은 치료제가 없거나 치료제가 있어도 대부분 비급여라 치료할 엄두를 못 낸다. 정부는 건강보험 재정부담을 이유로 희귀질환 보험급여 확대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결국 답은 비효율적으로 지출되고 있는 보험재정을 효율화해 건보재정 부담을 늘리지 않으면서 중증환자에 혜택을 늘려주는 길뿐이다. 아울러 제약사의 희귀질환 신약개발 의지를 북돋울 수 있는 약가정책도 병행돼야 한다.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