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철수가 ‘망사용료’ 때문이라는데…진짜?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1 19:06

트위치 "한국 망사용료 타국 10배 넘는다" 주장



트위치 수익성 악화 지속…"경영상 실패" 의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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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치


[에너지경제신문 김태현 기자] 트위치의 한국 서비스 종료가 최종 결정되며 국내 망 사용료 논란이 재점화됐다. 트위치는 한국의 비싼 망 사용료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국내 통신업계는 트위치의 한국 시장 철수는 경영상의 실패라고 주장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트위치는 최근 공지를 통해 내년 2월부터 한국 사업 운영을 종료하겠다는 소식을 알렸다. 트위치 측은 "한국의 망 사용료가 타국의 10배가 넘는 수준"이라며 "더이상 사업을 지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망 사용료의 경우 이용량이 늘어난다고 무조건 금액이 올라가는 구조는 아니다. 시장 영향력과 트래픽 규모, 최소 품질 수준, 콘텐츠 제공사의 기여 등 여러 조건을 따진다. 또 망 사용료는 당사자 간 기밀유지협약(NDA) 하에 계약되기 때문에 외부에 공개할 수도 없다. 때문에 업계는 트위치 한국 사업 철수의 이유가 단순 망 사용료 때문만은 아닐 것이라 보고 있다.

아울러 트위치의 글로벌 매출은 28억달러(약 3조 5000억원) 수준이다. 트위치 내 한국 방송 시청 비중을 고려해 추정해보면 국내 매출은 약 2036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트위치는 2022년 한국 매출로 약 21억원을 신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같은 기간 국내 인터넷 방송 플랫폼 아프리카TV의 매출은 약 3150억 원으로 트위치와 대비된다. 이는 트위치의 경영 실패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트위치는 비대면 사업이 각광받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동안 성장을 거듭했다. 그러나 코로나19가 종식된 후 수익성이 감소했다. 트위치는 망 사용료 부담을 이유로 한국에서만 차등 서비스를 제공한 바 있다. 지난 9월 트위치는 한국에서의 영상 해상도를 1080p에서 720p로 축소했다. 이어 주문형 비디오(VOD) 서비스 역시 중단했다.

지난 3월에는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면서 임직원 400명 이상을 해고했다. 이어 최고수익책임자 등 고위 임원 2명이 사퇴했다. 이는 단순히 트위치의 한국 수익만 감소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사업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또 트위치는 스트리머와 플랫폼 간 수익 배분 비중을 조정하면서 스트리머 및 시청자 이탈 현상을 겪고 있다. 트위치의 2021년 글로벌 스트리머 수는 약 990만명을 기록했지만 올해 700만명까지 떨어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트위치의 한국 시장 철수는 글로벌 사업 재정 악화와 겹쳐진 한국 스트리머 및 시청자 이탈에 내려진 결론"이라는 주장을 내놨다.

최경진 가천대학교 법학과 교수는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가 주최한 제 1회 통신 산업&서비스 스터디데이에서 "트위치의 경우 망 사용료 뿐만 아니라 내부적인 경영 문제와 한국에서의 계약 등 여러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망 사용료 관련 법안까지는 아니라도 해당 논의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해 잊지 말았으면 한다"며 "수 년간 논의해온 만큼 사회적 합의부터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kth2617@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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