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호재 폴란드 정권교체, 한국에는 ‘방산 불똥’?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2 04:44
POLAND PARLIAMENT

▲폴란드 신임 총리로 확정된 도날드 프란치셰크 투스크(66) 전 총리.EPA/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지난 10월 총선에서 야권 연합을 이끈 도날드 프란치셰크 투스크(66) 전 총리가 폴란드 신임 총리로 확정되면서 그 영향이 주목된다.

11일(현지시간) 오후 폴란드 하원에서 실시된 투스크 총리 후보에 대한 찬반 투표에서 찬성은 248표, 반대는 201표였다. 이에 그의 총리 지명이 확정되면서 8년 만 정권 탈환이 성사됐다.

이는 같은 날 실시된 법과정의당(PiS) 소속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현 총리 신임 투표가 부결된 데 이은 후속 절차다. 현 집권당인 PiS는 민족주의 우파 성향 정당이다.

투스크 총리는 2015년 PiS 집권 직전인 2007∼2014년 총리를 역임했고 2014년부터 5년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을 맡았다.

8년 만에 두 번째 총리 임기를 시작하게 된 투스크는 지명 확정 후 연설에서 "우리는 함께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라며 "내일부터는 모두가 예외 없이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잘못된 것들을 바로잡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전 정부와 다른 행보를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PiS는 2015년 집권 이래 권위주의를 강화하고 EU와 잦은 분쟁을 벌였다.

특히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에는 자국 안보가 직접적 영향권에 놓이게 되자 이에 대한 우려를 키워왔다.

PiS가 우크라이나 지원 교두보 역할을 자처하면서 EU와의 충돌도 한동안 수면 아래로 일단 가라앉았지만, 전쟁 장기화에 일부 균열이 감지되기도 했다.

이와 달리 투스크 총리가 이끄는 야권 연합은 폴란드를 친EU 노선으로 완전히 복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EU 회원국인 헝가리의 어깃장에 우크라이나 지원 동력 약화를 걱정하고 있는 EU 역시 ‘친EU 정권’ 복귀를 즉각 환영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엑스(X) 계정을 통해 투스크 총리 지명을 축하하면서 "EU 가치와 관련한 당신의 경험과 강력한 신념은 폴란드 국민의 이익을 위한 ‘더 강한 유럽’을 만드는 데 있어 귀중하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야권 연합이 집권하자마자 전 정부 시절 추진된 각종 정책이나 핵심 사업을 번복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이미 체결된 한-폴란드 간 방산 계약에 불똥이 튈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야권 연합의 일원인 ‘폴란드 2050’ 소속 시몬 호워브니아 하원의장은 전날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PiS 임시 정부가 서명한 합의는 무효가 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0월 15일 총선 이후 PiS는 예산을 쓰지 않고 국가 관리에만 권한을 제한했어야 했다고 주장했다.

이런 발언을 두고 로이터통신은 한국 방산 수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는 분석을 내놨다.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도 지난달 폴란드 정권 교체 이슈에 자금 부족까지 겹치면서 무기 수출 계약이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에 지난해 ‘폴란드 잭폿’을 터뜨렸던 국내 방산 업계도 긴장감이 역력하다.

우려는 지난해 기본계약에 이어 1차 계약을 맺고 납품을 시작한 국내 방산업체 중 2차 계약을 맺지 않은 업체와 폴란드 총선 이후 2차 계약을 맺은 업체를 중심으로 특히 크다.

당장 지난 4일 폴란드 군비청과 K-9 자주포 152문 등에 대한 2차 계약을 맺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현지 상황을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총선 이후 계약’이 특히 문제가 되는 가운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2차 계약도 이 시기 체결됐기 때문이다.

현대로템 역시 지난해 1차 계약에서 폴란드와 K-2 전차 180대 수출을 확정한 뒤 820대 규모 2차 계약을 남겨 둔 상황이다.

현대로템은 2차 계약을 서두르기보다 새로 들어서는 정부와 공감대 속에 2차 계약을 원만히 체결하려 현지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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