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결산] 불황형 소비로 배송·리뉴얼 전쟁…그래도 쿠팡은 날았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3 17:23

■ 키워드로 본 유통



고물가 경기침체 여파 ‘짠소비’ 확산 두드러져

연속 4개분기 흑자 쿠팡, 유통 1위 약진 성과

고객선점 익일·휴일 배송까지 등장 점입가경

백화점·마트 리뉴얼 가속, 실적부진 CEO 경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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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이 최근 인천점 지하 1층 푸드에비뉴에 선보인 프리미엄 식료품점 레피세리


올해 유통업계는 고물가 여파로 ‘짠물소비’가 확산되는 ‘불황형 소비시대’가 도래한 가운데 이커머스 1위 사업자인 쿠팡의 약진이 돋보이는 한해였다. 쿠팡은 올해 1∼3 분기 연속 흑자로 첫 연간 흑자 달성이 예상돼 분기 기준 매출 규모에서도 유통시장 선두사업자인 이마트를 추월하고 유통 1위 사업자로 급부상했다. 올해 유통업계에 화두가 됐던 다양한 이슈들을 △짠소비 확산 △쿠팡 흑자전환 △이커머스 인수합병(M&A)·기업공개(IPO) 무산 등 주요 키워드로 정리해 결산정리해 본다. <편집자 주>

2023 결산 유통 키워드
‘불황형’ 소비시대고물가고금리 지속 반값할인 등 ‘짠소비’ 급속 확산
쿠팡 ‘흑자전환’ 약진올해 1~3분기 연속흑자 ‘유통 1위’  도약
백화점마트 ‘리뉴얼’ 가속화신선식품 등 그로서리 중심 점포 새단장  집객매출 ‘일석이조’
배송전쟁 ‘점입가경’새벽배송 넘어  익일배송휴일배송도착보장 도입 ‘각축전’
유통사 ‘각자도생’실적부진 사업 CEO ‘물갈이’,  이커머스 IPOM&A ‘물거품’


[에너지경제신문 서예온 기자] 올해 국내 소매시장의 가장 큰 변화는 고물가·고금리 여파에 따른 내수시장 위축으로 저렴한 대체재나 가성비 제품을 선호하는 이른바 ‘불황형 소비’가 대세를 이룬 것이다.

이같은 불황형 소비 흐름에 부응하거나 극복하기 위한 유통업계의 대응은 올해 △짠소비 확산 △쿠팡 흑자전환 △마트 등 오프라인 점포 리뉴얼 △배송전쟁 격화 △실적부진 유통기업의 각자도생(各自圖生·각자 생존책 도모) 등 형태로 표출됐다.



◇ Keyword #1. 짠소비 확산 ‘불황형 소비시대’ 도래

올해 소매시장은 고물가 가속화로 소비자들의 짠 소비가 급격하게 확산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러한 짠소비에 따른 시장의 대표적 변화 사례로는 다이소의 약진과 중국 이커머스 알리의 급성장, 편의점 마감 할인 서비스 인기 등을 꼽을 수 있다.

다이소는 올해 가성비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중저가 화장품과 ‘5000원 후리스’ 등 저가 패션 상품이 불티나게 팔리면서 매출 성장세를 키우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3조원대 연매출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는 중국 공산품과 잡화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이용자가 급증, 월간활성이용자수(MAU)기준 업계 3위로 올라섰다. 뿐만 아니라 고물가 현상이 장기화되면서 편의점 ‘마감 할인(소비기한 임박상품 싸게 판매하는 것)’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실제 CU의 마감할인 서비스는 올해 10월 기준 전년 대비 7%, 전월 대비 27% 증가했다.

◇ Keyword #2.이커머스 1위 ‘쿠팡’의 흑자전환 약진

이커머스 1위 쿠팡은 올해 1~3분기 흑자에 연달아 성공하면서 연간 흑자 달성이 확실시되는 분위기다. 매출 규모 면에서도 신장세가 커지며 약진을 거듭하고 있다.

쿠팡은 올해 1, 2분기 매출에서 각각 7조3990억원, 7조6749억원을 달성해 이마트 1분기(7조1354억원), 2분기(7조2711억원)을 넘어섰다.

여기에 3분기 쿠팡이 이마트를 웃도는 8조1028억원의 매출을 기록한점을 감안하면 쿠팡이 유통채널 1위로 자리매김하는 구도가 더욱 굳혀지는 분위기다.



◇ Keyword #3. 백화점·대형마트 리뉴얼 박차

올해 백화점업체들은 실적 침체를 벗어나기 위한 복안으로 ‘점포 리뉴얼’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최근 인천점에 미래형 식품관을 표방한 ‘푸드 에비뉴’를 열었다.지하 1만1500㎡(약 3500평)의 공간에 고급 식재료 매장 및 유명 F&B 매장이 들어선 푸드 에비뉴는 과일, 채소, 정육, 생선 등 모든 신선 상품의 손질, 세척 및 포장 서비스를 제공한다. 신세계백화점은 현재 강남점 지하 1층 식품관을 리뉴얼 중이며 현대백화점은 이달 말 서울 여의도 더현대 서울에 루이비통을 선보인다.

대형마트도 집객력을 높이기 위해 점포 리뉴얼에 집중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금까지 24개의 점포를 식품 전문 점포 ‘메가푸드마켓’으로 전환시켰으며 ,이마트는 3분기까지 이마트 더타운몰 연수점·킨텍스점을 비롯해 최근 하월곡점까지 총 12개의 점포를 리뉴얼 했다.

롯데마트는 올해 동래·제타플렉스 서울역·중계·부평·구미점 등 총 5개 점포의 리뉴얼을 완료했으며, 연말에는 롯데마트 은평점이 매장 전체상품의 90%를 식료품으로 채운 그랑 그로서리(Grand Grocery)로 새단장한다.

이밖에 가전양판 양대산맥인 롯데하이마트와 전자랜드는 서로 다른 전략으로 눈길을 끌었다. 롯데하이마트는 매장 효율화를 위해 통폐합을 진행해 올해 약 20개의 매장을 축소한 반면, 전자랜드는 매장 추가 개점 및 일부 점포 리뉴얼을 통해 유료 회원제 매장인 ‘랜드 500’의 17개 점포를 올해 새로 선보였다.


◇ Keyword #4. 배송경쟁 점입가경

올해 유통업계는 새벽배송을 넘어 익일배송 도입 등 배송 서비스 종류를 다양화하며 치열한 배송 경쟁을 펼쳤다. SSG닷컴은 올해 자체 익일배송 서비스 ‘쓱1DAY배송’을 출시했다. 큐텐도 올초 티몬, 위메프, 인터파크커머스에 익일배송 서비스를 적용했다.

홈쇼핑 사업자인 CJ온스타일은 업계 최초 휴일 배송 서비스인 ‘일요일오네(O-NE)’를 신설하기도 했다. 이커머스 사업을 하고 있는 네이버는 CJ대한통운과 협업해 ‘도착보장’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도착보장 태그’가 붙은 상품은 택배 대란 우려없이 약속한 예정일까지 도착한다.



◇ Keyword #5.유통업계 각자도생

올해 유통업계는 고물가 여파에 따른 경기침체와 엔데믹으로 인한 이커머스 성장세 둔화로 온오프라인 유통업태별 각자도생이 더욱 두드러진 해였다.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최근 실적이 부진한 사업부 대표를 잇따라 교체했다. 신세계그룹은 핵심 사업부인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 대표를, 현대백화점그룹은 백화점과 홈쇼핑, L&C 사업부 대표, 롯데그룹인 롯데이커머스 ‘롯데온’과 편의점 사업을 운영중인 코리아세븐 대표를 교체했다.

이커머스 업계의 경우 투자금 확보 및 상환을 위해 기업공개(IPO)와 인수합병(M&A)를 추진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연초 상장을 노렸던 컬리와 오아시스마켓는 결국 보류했고, SSG닷컴과 11번가도 연내 상장의 꿈을 접었다.

특히, 11번가 경우, 큐텐과의 매각 협상이 불발되자 FI(재무적 투자자)들에 대한 콜옵션 포기를 선택해 향후 다시 공동매각의 운명에 처하게 됐다.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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