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株 상승에도 실적은 아직 '바닥 논란'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3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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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실적 눈높이는 하향조정되고 있다. 여의도 증권가 전경.



[에너지경제신문=윤하늘 기자] 증권주가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실적 눈높이는 하향조정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증권주는 특별한 모멘텀 없이 오른 연말·연초 효과라면서 해외부동산과 금리,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악재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내년 1분기까지는 실적 변동성이 클 것이라고 분석했다.

1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증권지수는 지난 12월 1일 633.32포인트에서 이날 655.79포인트로 22.47%포인트 올랐다. 등락률은 3.42%다. KRX증권지수는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 한국금융지주, 키움증권 등 국내 증시에 상장된 11개 증권사들의 주가를 포함하고 있다.

종목별로 보면 미래에셋증권과 한국금융지주는 이달 들어 각각 5.23%, 4.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키움증권과 삼성증권, NH투자증권도 각각 3.38%, 2.75%, 2.56% 올랐다.

증권사 주가가 오른 이유는 새해를 앞두고 증권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지면서다. 최근 금리 인상에 대한 우려가 한풀 꺾이면서 증권주가 바닥을 찍었다는 분석도 있다. 미국의 주요 경기 지표가 시장 전망치를 하회하면서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도 줄어든 상태다.

특히 정부의 공매도 금리 정책이 시행된 지난달 11일부터 거래대금이 증가한 영향도 받았다. 증권사들의 매출의 상당 비중이 위탁 매매 수수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까지는 증권사들의 실적 회복은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선스(추정치) 중 1조원을 넘는 곳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 별로 보면, 삼성증권의 2023년 영업이익 추정치는 8996억원이다.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메리츠증권,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선스는 각각 7804억원, 7490억원, 7300억원, 6920억원, 5954억원으로 1조원을 크게 밑돈다.

앞서 2020년 미래에셋증권이 증권사 가운데 첫 영업이익 1조원 시대를 열었다. 2021년에는 미래에셋증권·삼성증권·NH투자증권·한국투자증권·키움증권 등이 줄줄이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했다. 지난해에도 메리츠증권이 영억이익 1조원을 넘어서기도 했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권사들이 비시장성 자산 재평가를 앞두고 있어 해외부동산 관련 우려가 부각되고 있고, 금리 변동성에 따라 트레이딩 수익도 감소도 불가피하다"며 "4분기 실적 눈높이 하향이 필요한 상황이고, 관련 영향이 내년 1분기 실적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 주가는 내년 상반기까지는 추가 상승폭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도 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 영업 환경은 여전히 악화되고 있어 내년에도 증권사 주가 상승 모멘텀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면서 "증권사들의 부동산 PF와 유동성 리스크도 완전한 정상화 여부를 단언할 수 없는 만큼 예기치 못한 부동산 부실 문제가 추가 손실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관측했다.


yhn770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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