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R114, 2024년 달라질 부동산 대책 분석
올해 제도는 공급·거래 활성화, 대출은 규제 ‘엇박자’
내년 ‘저출산의 함정’ 해소…신생아·신혼부부 대책 초점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정부는 올해 부동산 시장을 두고 분양·거래 활성화, 주택공급 활력이라는 당근책과 가계대출 규제라는 채찍으로 ‘투트랙’ 전략을 세웠다. 이는 주택 미분양과 기존 거래가 크게 늘어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재 집값이 여전히 고점이라는 인식이 있어 나온 상반된 대책이었다. 이런 가운데 내년에는 신혼부부 및 저출산 해소 완화를 위한 대책이 가장 주목받고 있다.
◇ 올해는 공급·거래 활성화, 대출은 규제 ‘엇박자’
14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부동산 대책과 관련 규제지역 해제, 중도금 보증 제한 폐지 등 ‘1·3부동산 대책’과 공공주택 공급물량 확대, 조기 공급 등으로 축약되는 ‘9·26대책’을 통해 거래활성화 및 공급촉진을 키워보려고 했다.
실제로 1·3부동산 대책은 서울에서 대단지이자 최적 입지를 갖추고 있는 강동구 둔촌동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와 성북구 장위동 ‘장위자이레디언트’ 등의 미분양 위기를 해소하고 분양률을 크게 끌어올렸다. 여기에는 중도금 대출 제한 폐지가 가장 컸다.
대출 부분에서는 ‘특례보금자리론’이 큰 역할을 했다. 변동성이 높은 고금리 기조 속 4%대 고정금리라는 매력과 함께 소득에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아파트를 5억원까지 빌려주는 상품으로 2030 ‘영끌족’(영혼까지 끌어 모아 대출받은 사람들)이 상당수 활용했다. 다만 특례보금자리론은 출시된 이후 가계대출 상승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하며 일반형은 중단됐다. 또 5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판매를 중단하며 가계대출을 다시 조이는 기조를 이어갔다.
9·26 부동산 대책은 급감한 인·허가 및 착공물량 감소로 인해 사업자를 위한 공급대책에 초점을 맞춰 내놓은 대책이다. 그러나 이 정책은 고금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보증을 늘리고 지원한다고 해서 건설사들이 주택공급을 지속할 수 있을지 아직은 성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 내년 신생아 특례 및 신혼부부 대책에 초점
이같은 상황에서 내년에도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대책이 나온다. 부동산R114가 전망한 ‘2024년 달라지는 부동산 제도’에 따르면 주목할 만한 제도로는 ‘신생아 특례 구입 및 전세자금 대출 도입’,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 신설’, ‘혼인 증여재산 공제 도입’ 등이다.
이는 정부가 ‘저출산의 함정’에 빠진 상황을 극복하기 위한 초강수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에는 신생아 출산가구에 주택구입 및 전세자금 융자가 지원된다. 주택 구입자금 대출은 자산 5억600만원 이하,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연 1.6~3.3% 금리로 최대 5억원까지(주택가액 9억원 이하) 빌려준다.
또 전세자금대출은 자산 3억6100만원 이하, 연 소득 1억3000만원 이하, 연 1.1~3.0% 금리로 최대 3억원까지(보증금 수도권 5억원, 지방 4억원 이하) 빌려준다. 또 신혼부부는 양가에서 결혼자금을 증여세 부담 없이 3억원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핵심은 신생아 특별공급 제도 신설이다. 그간 출산 장려 주택정책이 기혼가구에 혜택을 부여했지만, 이제는 혼인여부와 관계없이 출산을 했다면 혜택을 준다는 점이 유의미하다. 공공분양(3만가구)은 임신·출산을 한 가구를 대상으로 특별공급 자격이 주어진다. 민간분양(연 1만가구)은 생애 최초·신혼부부 특별공급 물량 중 20%를 출산가구에 우선 공급한다.
내년 상반기부터 신혼부부 주택 청약 횟수는 기존 부부 합산 1회에서 부부 각각 1회로 늘리기도 한다. 또 출산·양육을 위한 주택 취득세도 감면됐다. 취득세를 500만원 한도 내에서 100% 감면되는 것이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출산을 장려하겠다는 캠페인 차원에서 신혼부부 및 저출산을 위한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은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외에도 내년 3월 재건축 초과이익 부담금 면제 기준 및 부과 구간 단위가 완화된다. 또 4월에는 100만㎡이상 택지를 대상으로 용적률 규제 완화, 안전진단 면제 등의 혜택을 부여한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