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용퇴·비대위 등 혁신 이슈 ‘활활’, 野는 이재명 독주 속 인재영입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4 20:34
무거운 발걸음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사퇴한 다음날인 14일 윤재옥 원내대표 겸 대표 권한대행과 지도부.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차기 총선을 앞둔 여야에서 ‘혁신 이슈’ 주도권을 여당인 국민의힘이 선점하는 모양새다.

지난 강서구청장 선거를 기점으로 혁신위원회를 띄워 여론의 관심을 끌었던 국민의힘은 이른바 김장(김기현·장제원)연대 동반 용퇴로 혁신 동력을 더욱 크게 키우고 있다.

당장 ‘최대 관심사’는 당권을 잡고 차기 총선을 지휘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이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은 14일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잇달아 연 뒤 "전당대회를 열 상황이 안 된다고 다들 의견을 모아서 비대위 체제로 빨리 지도체제를 구성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냈다"고 밝혔다.

비대위원장 인선 기준에 대해선 "국민 눈높이에 맞고 국민 공감을 얻을 수 있는 분, 총선 승리라는 지상과제를 달성할 능력과 실력을 갖춘 분, 그런 기준으로 물색해보겠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장 인선 작업은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네덜란드 국빈 방문을 마치고 귀국하면 한층 더 속도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당 안팎에선 비대위원장 후보군을 놓고 하마평이 쏟아지고 있다.

윤 대통령 ‘숨은 책사’로 불리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을 비롯해 한동훈 법무부 장관,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 나경원 전 의원,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대위원장, 안대희 전 대법관 등 인물군이 각종 매체를 통래 꾸준히 거론되면서 이슈를 잠식하는 상황이다.

비대위가 국민의힘 친윤 그룹의 핵심인 김기현 전 대표 및 장제원 의원, 이른바 ‘김장연대’ 2선 후퇴로 출범하는 만큼, 여당 내 추가 ‘희생 결단’이 비대위에 힘을 실을 가능성도 있다.

윤희석 선임대변인은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충분히 그(용퇴) 흐름을 이어갈 수 있는 움직임, 그렇게 인식될 수 있는 움직임은 분명히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추가 결단 여부로 가장 주목 받는 그룹은 이른바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으로 불린 원조 친윤 의원들이다. 다만 김 전 대표 사퇴 전 국민의힘 의원 단체 메신저 방에 ‘김기현 체제 옹호’ 글을 올렸던 10여명 친윤 초선도 쇄신 대상으로 거론된다.

홍준표 대구시장 역시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참에 용산, 지도부 홍위병으로 분수 모르고 설치던 애들도 정리해라. 그런 애들이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다"고 꼬집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재명 대표 독주 체제 속에 이낙연 전 대표까지 신당 창당 의지를 표명하면서 인재 영입 외엔 혁신 표방 수단이 부재한 상황이다.

이재명 대표와 이관섭 대통령 정책실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국회 당 대표실에서이관섭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만나고 있다.연합뉴스

비주류인 비명(비이재명)계도 당이 국민의힘과 비교해 볼 때 혁신 경쟁에서 밀리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고 지적했다.

비주류 모임 ‘원칙과 상식’ 소속 조응천 의원은 CBS 라디오에서 "시쳇말로 ‘선빵’은 빼앗겼기 때문에 국민들이 그에 상응하게 인정하려면 더 세게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최재성 청와대 전 정무수석도 YTN 라디오에 출연해 "자기 헌신과 희생으로 절박하게 스스로를 내던지고 ‘잘할 테니까 표를 달라’고 하는 게 전통적으로 당이 총선에 임하는 방식 중 하나였는데 그게 안 보여 매우 아쉽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낙연 전 대표 신당과 연동형·병립형 비례대표제 등 이슈 사이에서 이재명 지도부 혁신은 비교적 무게감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날도 당 쇄신과 관련해 "변화하되 최대한 단합과 단결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지 않겠나"라며 변화 보다는 ‘안정’에 방점을 찍었다.

실제 행보 역시 내부 인사들의 ‘기득권 포기’ 보다 외부 인사 영입을 통한 ‘새 인물 수혈’이 이어지는 중이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내년 총선 ‘인재 1호’로 민변 출신 박지혜(45) 기후·환경 전문 변호사를 영입한 데 이어 이날 ‘인재 2호’로 엔씨소프트 임원 출신 이재성 씨(53)를 영입했다.

두 사람 모두 당 핵심 지지층인 4050세대에 해당하는 인물군으로, 박 변호사는 탈석탄 에너지 전환, 이씨는 교육·지역격차 해소 문제를 상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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