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취약한 요양병원, 코로나19로 환자 급감… 회생 절차 밟아
[에너지경제신문 박기범 기자]지방 요양병원의 경영난이 장기화되며 회생절차에 진입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인구수가 적고, 코로나19 팬데믹은 결정적인 영향을 끼쳤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오산 메디컬 재활요양병원, 경남 거창 서경병원 등 지방의 요양병원들은 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요양병원의 붕괴는 코로나19 창궐이 결정적이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격리가 중요했는데 요양병원은 격리가 잘 되지 않으면서 집단감염이 상당했다. 요양시설의 경우 다중이 밀집된 공간에서 함께 생활하기 때문에 일단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삽시간에 감염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출처/김영주 의원 블로그 |
지난 10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영주 의원(민주당)이 질병관리청으로부터 받은 ‘코로나19 사망자 현황’자료에 따르면, 실제로 코로나19 발생 이후 지난 6월 말까지 요양병원·요양시설 7773곳에서 32만 5029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당연히 요양병원 내 사망자도 상당했다. 게다가 요양병원을 찾는 환자들은 대부분 고령자로 기저질환이 있는 자가 많다. 코로나19 사망자는 총 3만 5000여 명에 이르는데 이 중 9000여 명(26%)이 요양병원·요양시설 등 감염취약시설에서 사망했다. 당연히 환자 수는 줄어들었고, 이는 곧 요양병원의 경영난으로 이어졌다.
코로나19 이전에도 지방의 요양병원의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당시에는 지방의 인구수 감소가 주요 원인이었다. 또 교통의 발달로 서울로 환자가 쏠리는 현상도 진행 중이었다.
아울러 공급 확대도 상당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08년 690개였던 전국의 요양병원은 2016년 1428개까지 확대됐다. 8년 사이 2배 이상 확대된 것이다. 그런데 전국 65세 이상 인구수는 498명에서 676만명으로 늘어나는데 그쳤다.
요양병원 경영환경은 구조적으로나 환경적으로 악화됐으나 정부에서는 도움의 손길을 내밀지 않았다. 오히려 어려움을 가중시켰다. 보건복지부는 지난해까지 요양병원에 120일 초과 입원한 소득 1~3구간(소득 하위 50%)에 한해 급성기병원보다 45만~62만원 높은 본인부담상한액을 설정했으나, 올해부터는 120일 초과 입원한 전체 환자의 본인부담상한액을 급성기병원보다 최대 234만원 높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요양병원에서 코로나19 관리가 잘 안 되다 보니 떠나가는 환자들도 상당했다"면서 "당연히 실적 악화로 이어졌고 그 결과 부채는 쌓였고, 이자 비용을 감당하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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