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외국인 삼전 및 하이닉스 순매수
전문가 "다시 찾아온 반도체 시간 주목"
이차전지는 낮아진 밸류..."주가 하방 압력"
▲SK하이닉스 |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최근 SK하이닉스가 시가총액 2위를 탈환하는 등 반도체 업종의 상승세가 눈에 띈다. 내년 메모리반도체 턴어라운드가 본격화하며 반도체 관련주가 증시를 주도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단 올해 증시를 이끌었던 이차전지 업종은 전기차 수요 부진 등 악재를 맞아 비중을 축소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 SK하이닉스는 전 거래일 대비 3300원(2.41%) 오른 14만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지난 2021년 4월 9일(14만원) 이후 오랜만에 다시 기록한 수준이며, 시가총액도 100조원을 달성하게 됐다. 이 전날에도 SK하이닉스는 4%대 상승폭을 기록해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코스피 시총 2위를 탈환했다.
SK하이닉스뿐 아니라 기존 국내 증시를 지탱하던 반도체 업종이 전반적으로 기세를 탄 모습이다. 주요 반도체 관련주를 모아놓은 KRX 반도체 지수는 최근 일주일 동안에만 3.57% 상승한 3668.64를 기록, 최근 1년간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수세도 돋보인다. 지난주 외국인들은 SK하이닉스(5268억원), 삼성전자(3760억원)를 가장 많이 사들였다. 동 기간 기관 투자자들 역시 삼성전자를 3635억원으로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올 초 49% 수준이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국인 지분율은 지난 13일 기준 각각 53.7%, 52.8%로 올해 들어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년간 역성장했던 메모리반도체 시장이 다시 상승 사이클에 올라타 내년부터 큰 폭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63% 증가하고, SK하이닉스는 흑자전환이 예상된다"며 "최선호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제시하고 다시 찾아온 반도체 시간에 주목해야 할 시기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이차전지는 다소 주춤한 모습이다. 코스피 시총 2위였던 LG에너지솔루션은 3위로 내려왔고, 시총 100조원대도 무너졌다. 국내 주요 이차전지 관련주를 모아놓은 ‘KRX 2차전지 TOP 10’ 지수의 경우 지난 한 주간 1%대 상승에 그쳤다.
공매도가 내년 상반기까지 금지되며 개인 투자자들의 큰 지지를 받던 이차전지 관련주의 전반적인 강세가 예상됐지만, 정작 실제로는 큰 개선을 보여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대표주인 에코프로 주가 역시 이달 초 70만원선을 반납해 64만원대를 기록하는 중이다.
이는 올해 이차전지 테마에 대한 매수세가 과도하게 몰려 주가 수준을 지나치게 띄운 데 대한 반작용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게다가 글로벌 전기차 수요 부진으로 이차전지 시장 전망에도 경고등이 켜진 참이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이차전지 업체도 경쟁력을 키우고 있어 한국의 시장 점유율이 나날이 하락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도 이차전지에 비중을 다소 축소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이현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024년 이차전지 섹터 불확실성이 큰 만큼 신규 수주 등 반등 모멘텀이 있기 전까지는 유의미한 주가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우며, 저조한 4분기 실적 등으로 주가 하방 압력이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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