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산연, 제로에너지건물 시장 규모 180조4000억원
현재 인센티브로는 건축 불가…공사비 전가될 수도
"2050 탄소중립 목표 달성 위해 인센티브 강화 필수"
▲제로에너지빌딩 인증시스템의 제로에너지건축물 인증 의무화 로드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
[에너지경제신문 김준현 기자] 2024년부터 사업계획 승인을 새로 신청하는 30가구 이상의 민간 공동주택에는 제로에너지 건축을 의무화해야 한다. 제로에너지건물 시장 규모는 지속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그런 만큼 분양가로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 제로에너지건축물 시장, 2050년 기준 180조4000억원 성장
18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의 ‘건설동향브리핑’에 따르면 2021년 10월 발표된 정부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의해 건설산업과 밀접한 연관이 있는 건축물 부문은 2050년까지 탄소배출을 2018년 대비 88.1% 줄여야 한다.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에는 건축물 탄소배출 감축을 위해 ‘제로에너지건축물’, ‘그린리모델링’이 중심에 있다. 신축 건물은 2050년 기준 제로에너지건축물 1등급 100%를 달성하고, 기존 건축물은 2050년까지 그린리모델링 에너지효율등급 가정용 ‘1++’, 상업용 및 공공용 ‘1+100%’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여기에서 2022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예비인증 실적(671만7902㎡)에 제로에너지건축물 평균 공사비를 적용해 추정한 공사는 14조7000억원이다.
최근 제로에너지건축물 공급 실적은 대부분 인증 의무화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 인증을 획득하지 않은 제로에너지건축물 시공이 시장 내 일부 존재하고 있음을 감안하면, 2022년 제로에너지건축물 수주액은 최소 15조원에서 최대 20조원 사이에서 형성됐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참고로 건산연에 따르면 제로에너지건축물 공사비는 선행연구에 의하면 기존 공사비 대비 17~38% 수준의 증액이 발생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제로에너지건축물의 인증 의무화 로드맵이 100% 이행되면, 제로에너지건축물 시장은 2030년 92조8000억원~107조원(2022년 실질금액 기준)까지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2050년을 기준으로 하면 제로에너지건축물 시장은 180조4000억원까지도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전망됐다. 이는 2030년 시장 규모 추정치인 92조8000억원~107조원의 중위값인 99조9000억원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규모이며, 2022년 시장 규모 추정치인 15조~20조원의 약 10배에 달한다.
◇ 제로에너지, 인센티브 없이는 목표달성 불가
그러나 이 결과는 탄소중립 시나리오상의 제로에너지건축물 공급 목표인 2050년 기준 목표 달성을 가정한 전망 결과다. 현재의 인센티브로는 탄소중립 시나리오 목표 달성이 쉽지 않다고 보고 있다. 현재는 인증등급(1~5등급)에 따라 최대 1등급 기준 용적률, 건축물의 높이 등 건축기준 최대 15% 완화, 취득세 최대 20% 감면, 주택도시기금 대출한도 20% 상향, 주택건설사업 기반시설 기부채납률 최대 15% 경감, 신재생에너지 설치보조금 가점 부여, 에너지이용합리화 자금지원 등의 인센티브가 지원되고 있다.
1등급 인증을 위해서는 기존 공사비의 거의 2배에 달하는 공사비 투입이 필요한 상황에서 현재 수준의 인센티브로는 민간부문의 소규모 건축물을 포함해 모든 신축 건축물을 제로에너지건축물 1등급으로 신축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됐다. 결국 이는 아파트 기준으로 분양가 상승만 부추기는 꼴로 해석되는 것이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제로에너지건축물 1등급을 달성하면 민간의 건물 가치를 높여주는 격이기에 인센티브 강화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부분이 없지 않아 있지만, 그럼에도 현재 수준의 인센티브로는 5등급조차 이루기엔 부담이 큰 부분이 있어 어느 정도 인센티브는 요구된다"고 전했다.
이홍일 건산연 연구위원도 "전체 건축물의 97%를 보유하고 있는 민간부문의 제로에너지건축물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건축기준 완화와 세제 감면, 금융지원 등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아직까지는 어느 수준에서 인센티브를 부여해야 할지는 좀 더 세심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kjh123@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