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비대위원장 인선 결론 못내…'한동훈 추대'에는 비대위 vs 선대위로 엇갈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8 18:29

국민의힘 14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
한동훈 추대 찬성 가닥 속 일부 '선대위 적합론'

발언하는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이 18일 서울 국회에서 열린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오세영 기자] 국민의힘이 18일 국회의원·당협위원장을 소집해 연석회의를 열고 비상대책위원장 인선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윤재옥 국민의힘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비대위원장 인선에) 중요한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다"며 "필요한 절차가 남아있기 때문에 이 과정을 거친 뒤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비공개 회의이기 때문에 회의 내용을 공개적으로 말하지 않겠다"며 "다양한 의견을 들었고 사람에 대한 말을 하는 분도 있었고 인선 기준에 대해 말한 분도 있었다. 판단을 하는데 많은 의견을 들었기 때문에 참고가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필요한 절차라는 게 공개적일 수도, 비공개적일 수도 있지만 당의 지도체제 정비라는 게 오래 미룰 수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시간을 많이 끌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전 대표 사퇴 후 윤재옥 당 대표 권한대행 체제를 5일째 이어오고 있다. 김 전 대표가 지난 13일 사퇴한 뒤 바로 다음날인 14일 중진연석회의와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비대위 체제로 전환하겠다는 결정을 내렸지만 비대위원장 인선에 난항을 겪고 있다.

국회에서 약 두 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특히 ‘한동훈 비대위원장 추대’에 대한 논의가 오갔던 것으로 알려졌다.

회의에서는 ‘국민과 당원이 원하고 있다’며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등판 필요성을 강조하는 의견이 나온 반면 ‘정치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복수의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회의에서는 30여명의 의원·당협위원장들이 비대위원장 인선에 대한 의견을 쏟아냈다. 다만 친윤석열(친윤) 주류가 ‘한동훈 대세론’을 밀어붙이는 상황에서 이에 동조하는 의견이 수적으로는 우세했다고 한다.

또 한 장관의 능력과 정치적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할 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할 지 등에 대한 토론이 이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 의원들은 회의장에서 나오면서 "한동훈 장관에 대부분 우호적인 의견이 많았다. 비율상으로 보면 3분의 1 정도가 찬성했다. 대놓고 반대하는 의원들은 없었다"면서도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게 맞을 지 선거대책위원장으로 추대하는 게 맞을 지에 대한 논의에서 의견이 엇갈렸다"고 전했다.

‘한동훈 비대위원장 인선 찬성파’ 주장은 한 장관이 여의도 정치에 얽매이지 않는 ‘파격’과 대중적 인지도, 대야 투쟁력, 윤석열 대통령과의 신뢰 관계를 바탕으로 한 당정관계 개선 능력이다.

한 장관 추대 필요성을 계속 강조해 온 장예찬 청년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를 마치고 브리핑에서 "지금 상황에서 누구를 아껴 쓰니 마니 할 게 아니라 가용 자원을 모두 동원해야 한다"며 "국민과 당원이 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지지율이 깔끔하게 설명하고 있지 않나"라고 말했다.

‘친윤 그룹이 용산 대통령실의 지시로 한 장관 등판을 밀고 있다’는 설에 대해서는 "용산의 오더가 아니다"라고도 선을 그었다.

김선동 서울시당위원장, 한길용 경기 파주을 당협위원장 등 일부 원외 인사들도 한 장관의 비대위원장 등판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경태 의원은 "시대정신으로 움직여야 한다. 한 장관이 30% 비주류를 끌어안아야 한다"고 말한 것 외에 한 장관 추대에 찬성하는 원내 인사들은 발언을 자제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적으로는 열세였으나 반대 의견도 만만찮게 나왔다. 정치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 비대위원장이 아닌 선대위원장으로 써야 한다는 의견, 친윤 여론몰이에 대한 비판 등이다.

조해진 의원은 "지금부터 총선이 끝날 때까지가 당이 제일 어렵고 복잡하고 시끄러운 때인데 한 장관이 당에 들어오자마자 그걸 다 막게 되면 본인의 역량이나 장점을 제대로 발휘할 시간을 가지기 어렵다"며 ‘한동훈 선대위원장’이 맞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김상훈·최형두 의원도 ‘한 장관은 소중한 자산’이라며 선대위원장이 적합하다는 의견을 말했다.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을 추대하자는 주장도 나왔다.

이용호 의원은 "정치 경험이 많고 상대인 더불어민주당 상황을 잘 아는 김한길 국민통합위원장이 비대위원장으로 좋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claudia@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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