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인공동경영 1년반만에 회장 단독체제 전환
전문경영인 2인 퇴진, 문창기 회장 총괄대표
조직 개편, 가맹점 강화, 美진출 확대에 역점
2017년 무산 IPO 재추진 기대에 "계획 없다"
▲문창기 이디야커피 회장. 사진=이디야커피 |
[에너지경제신문 조하니 기자] 최근 이디야커피가 내부 조직 개편과 오너 문창기 회장 단독경영체제 재전환으로 지지부진하던 해외진출과 IPO(기업공개) 작업이 재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이디야커피에 따르면, 지난 4일 권익범 대표이사가 사임하면서 경영구조가 문창기 회장 단독체제로 전환됐다. 앞서 이석장 전 대표가 취임 1년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문창기-권익범 2인 각자대표체제를 이뤘다가 권대표마저 사임하자 오너 단독체제가 된 것이다.
후임자 인선 등 각자대표체제 유지 여부는 현재 내부 논의 중인 단계로 알려졌지만, 당분간 문 회장이 총괄대표를 맡아 본부장 체계로 운영될 예정이다.
업계는 이디야커피의 사내이사 임기가 통상 3년인 점을 고려해 이-권 두 대표의 조기퇴진이 큰 성과를 보이지 못한 책임을 물어 경질한 것으로 풀이했다. 이디야는 "개인적 사유로 사임해 이유를 밝히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이디야커피는 지난해 6월 경영전략 전문가로 꼽히는 이석장 전 딜로이트 컨설팅 부사장을, 7월 마케팅통인 권익범 전 인터컨티넨탈 호텔 대표를 연달아 선임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에도 18년만에 단독대표체제를 벗어나면서 해외사업 확대와 한 차례 무산된 IPO에 재도전하는 것이 아니냐는 기대감이 있었다.
이디야커피는 2017년 IPO를 추진했으나 가맹점주 반대에 무산됐고, 문 회장이 2021년 신년사에서 "내실을 다지고자 잠시 보류했던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위한 기틀을 다시 한 번 마련하겠다"며 상장 의지를 피력했으나 지금까지 기약 없이 미뤄진 상황이다.
이번에 오너 원톱 체제로 전환하면서 IPO 포석을 다시 깐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지만 회사 관계자는 "현재로선 IPO 계획이 없다"며 선을 긋는 모습이다.
IPO를 후순위로 미루는 대신 이디야커피는 조직효율화를 통한 가맹사업 중심의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은 분위기다. 국내 커피전문점 기준 이디야커피의 매장 수는 3800여 개로 가장 많고, 가맹점 비율이 99%에 이른다. 그만큼 가맹점 관리가 중요할 수밖에 없다.
최근에는 가맹점 고도화와 매출 활성화 등을 위한 프로모션을 전담하는 운영혁신팀을 신설했다. 또, 기존 경영지원본부 아래 가맹 본부와 가맹점 간 상생협력 강화를 위한 CSR(사회공헌)실도 별도 마련했다.
지지부진한 속도를 보이는 현지 직진출 계획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앞서 국내외 기업에서 경영전략 업무를 맡아온 이석장 전 대표 중심으로 해외사업 강화에 나설 가능성이 농후했으나 이마저도 어렵게 된 상황이다.
이디야커피는 2021년 미국을 시작으로 몽골, 중국, 오세아니아 등 19개국에 RTD(즉석 음료), 드립·캡슐·스틱 커피 등 다양한 상품을 수출하고 있다. 다만, 2008년 중국 사업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철수하는 등 쓴 맛을 본 이래 현지 직진출 사업에선 진척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미국 본토 진출을 천명하고 파트너사와 협력하는 국제가맹형태로 연내 해외 첫 가맹점인 괌 1호점 개장도 예고했으나 현재까지 아무 소식도 들리지 않는 상태다.
다만, 오너 단독 경영 체제로 복귀하면서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해진데다 문 회장이 올 초 신년사에서 "올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삼아 괌 해외 1호점을 열며 이디야커피를 해외에 널리 알릴 것"이라고 공언한 만큼 지체된 미국 진출 행보에 속도가 붙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inahoh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