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은행, ‘마이너스 금리 탈출’ 없었다…엔화 환율 급등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9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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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 가즈오 일보은행 총재(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19일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시장의 큰 관심사로 떠올랐던 ‘마이너스 금리’가 이달에 폐지되지 않은 것은 물론 이와 관련해 아무런 신호도 주지 않았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일본은행은 이날까지 이틀날 개최한 12월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금리는 0% 정도로 유도하는 대규모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했다. 단기금리 또한 -0.1%로 동결됐다.

일본은행은 2016년부터 단기금리는 동결하고 있으나 장기금리 통제는 지난해 말부터 지난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조금씩 완화해왔다.

지난해 12월엔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폭을 ‘±0.25% 정도’에서 ‘±0.5% 정도’로 확대했고 지난 7월엔 이를 1%로 올렸다. 일본은행은 이어 직전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10년물 국채금리 변동 폭 상한선을 1%로 유지하되 시장 상황에 따라 어느 정도 초과해도 용인하기로 했지만 이번에는 이를 조정하지 않았다.

일본은행은 또한 이번 회의에서 금리 정상화에 시동을 건다는 신호도 주지 않았다. 블룸버그는 "금융정책에 대한 포워드 가이던스(사전안내)는 변경되지 않았으며 긴축을 시사하는 구체적인 언급도 없었다"며 "우에다 가즈오 총재는 시장을 놀라게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지난 7일 의회에서 "연말부터 내년 초에 걸쳐 (통화정책 운용이) 더 까다로워질 것"이라며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 확실해진다면 마이너스금리 해제와 장·단기금리 조작 개선(폐지)도 시야에 넣을 수 있다"고 했다.

히미노 료조 일본은행 부총재 역시 지난 6일 "일본은행이 금융 정상화를 단행했을 때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비교적 작다고 본다"고 말하면서 일본은행이 이르면 이달부터 금융완화 정책을 종료할 수 있다는 관측이 급부상했었다.

시장은 이에 실망한 듯, 달러 대비 엔화 환율이 회의 결과 이후 다시 급등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께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4엔을 돌파했다. 환율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142엔대 범위 내 거래되고 있었다. 엔/달러 환율은 일본은행의 초완화적 통화정책 탈출 기대감에 최근 달러당 141엔대까지 급락한 바 있다.

일본은행의 이같은 결정은 일본 경제 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은행은 이날 성명에서 "국내외 경제와 금융 시장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매우 높다"며 "일본은행은 필요시 추가 완화 조치를 취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에다 총재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의 선순환이 안착할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여전히 있다"고 했다.

일본은행이 당장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하지는 않았지만 내년에는 정책이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은 여전하다. 블룸버그는 "12월 동결 결정은 금리인상이 나중에라도 단행될 것이란 관측을 잠재우지 못할 것"일며 "내년 4월이 가장 유력한 선택지"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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