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한 발 남았다"…메타버스 성공방정식은 ‘차별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9 15:19

수익성악화…카카오·한컴 사업철수, 컴투스 구조조정



특화 콘텐츠 확보가 관건…네이버·SKT·롯데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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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를 이용하는 모습.


[에너지경제신문 윤소진 기자] 국내 네이버·카카오, 통신3사, 대형 게임사 등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기업들이 앞다퉈 진출한 메타버스 시장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옥석가리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차별화와 전문성으로 무장한 신규 플랫폼들의 등장으로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에 새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메타버스 플랫폼들이 사업을 철수하거나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먼저 카카오의 메타버스 서비스를 개발 중이던 컬러버스는 올해 두 차례 구조조정을 단행한 데 이어 모바일 3D 메타버스 ‘퍼피레드’의 서비스를 종료하기로 했다. 컬러버스는 카카오의 손자회사인 넵튠이 지분 44.3%를 보유하고 있다. 작년에만 115억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한글과컴퓨터(한컴)와 싸이월드제트가 운영하던 ‘싸이타운’도 1년 만에 서비스를 종료했다. 이어 한컴은 최근 싸이타운을 담당했던 메타버스 자회사 ‘한컴프론티스’의 지분을 대부분 매각했다. 컴투스의 메타버스 자회사 컴투버스도 지난 9월 메타버스 ‘컴투버스’를 정식 출시했지만 2달 만에 수익성 악화로 인해 희망퇴직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콘텐츠의 부족은 메타버스 플랫폼 부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이에 게임·의료 ·교육 등 특정 분야에서 확실한 콘텐츠를 확보한 서비스들만 살아남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메타버스 자회사 지분을 매각한 한컴이 그에 앞서 교육 특화 메타버스 ‘윤이버스’에 10억원을 투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별도 코딩 없이 이용자가 직접 창작자가 될 수 있는 ‘로블록스’가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국내선 네이버 제페토가 ‘이용자 창작 콘텐츠’를 강점으로 매출 성장을 거듭해 글로벌 누적 이용자는 4억명에 달한다.

SKT 이프랜드는 K팝 스타들의 글로벌 팬미팅 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최근 유료 재화 ‘스톤’을 도입하며 경제시스템을 정립했다. 롯데정보통신의 칼리버스는 현실과 구분이 없는 실감형 콘텐츠와 쇼핑·엔터 등 롯데그룹 계열사와 시너지를 통해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제페토 운영사 네이버제트와 게임개발사 슈퍼캣이 합작해 선보인 ‘젭’도 콘텐츠 확장성을 차별화로 유통·교육 ·공공 영역에까지 진출, 누적 이용자 830만명을 돌파했다.

신규 플랫폼으로는 크래프톤이 403억원, 네이버제트가 71억원을 출자해 출범한 합작회사 ‘오버데이’에 대한 기대감이 상승 중이다. ‘오버데어’는 이용자가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스포츠 게임, 슈터 게임 등 다양한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모바일 기반의 사용자제작콘텐츠(UGC) 플랫폼이다. 오는 12월 소프트론칭과 내년 상반기 중 글로벌 정식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토종 메타버스 플랫폼들의 부진은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밀려 관심도가 크게 떨어진 것도 이유로 꼽히지만 이미 차별화된 전략으로 서비스를 이어가고 있는 플랫폼들에 비해 콘텐츠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며 "유아·대학생·직장인 등 대상을 특정하거나 교육·엔터·쇼핑 등 보다 분야를 특화해서 킬러 콘텐츠를 충분히 제공하는 플랫폼들이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oji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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