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주식 74% 'CB·BW 폭탄' 하이드로리튬 ‘오버행 주의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9 15:54

BW 총 발행주식수의 30% 규모 844만주
행사가 3304원인데 현주가 1만3000원선
전환사채 행사도 799만주 신규 상장 예정
반의 반 가격에 발행 주식의 70%가 풀려
세트렉아이도 CB 행사 총주식 20%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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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하이드로리튬 홈페이지 갈무리



[에너지경제신문 양성모 기자]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이 높아진 가운데 일부 종목 투자자들은 전환사채(CB) 전환청구권행사에 따른 오버행(잠재적 대량 매도 가능 물량)으로 피해가 우려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를 보면 하이드로리튬은 지난 11월 29일과 30일, 12월 1일과 4일 신주인수권부사채(BW) 신주인수권이 행사됐다고 공시했다. 신규 발행 주식은 각각 105만9321주와 457만207주, 99만8786주, 181만5977주다. 이는 당시 전체 발행주식의 4.7%, 20.4%, 4.47%, 8.14%에 달한다. 발행되는 신주는 총 844만4291주로 이는 전체 발행주식인 2233만주 대비 30%가 넘는다. BW는 회사채 발행 당시 약정가보다 신주인수권 행사가격이 높다면 신주를 인수한 뒤 팔아서 차익을 얻는 구조다. 행사가는 3304원인 반면 현 주가는 1만3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오는 22일에 상장이 예정돼 있는 만큼 대규모 오버행이 우려된다.

전환사채(CB)의 전환청구권 행사도 이어진다. 회사는 12월 4일과 6일, 13일 각각 432만8074주(총 주식의 19.38%), 90만7990주(4.07%), 275만4235주(7.65%)가 주식으로 전환된다고 알렸다. 총 주식 수는 799만299주다. 전환가는 3304원이다. BW와 CB의 주식 전환으로 신규 상장되는 주식은 총 1643만주다. 이는 발행주식의 70%가 넘는 규모다. 오버행 우려에도 주가는 연일 상승중이다.

전환사채는 채권이지만 보유자의 의사에 따라 채권을 발행한 회사 주식으로 바꿀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다. 사채 보유자가 주식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전환권을 행사하는데 채권에서 주식으로 전환될 때 정해진 전환가액으로 주가가 형성돼 상장된다. 전환가액이 현재 주가보다 낮다면 주식을 매도에 나설 수 있다.

또 쎄트렉아이는 2021년 1월에 발행한 1회차 기명식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행사됐다고 15일 공시했다. 청구주식은 186만5671주로 이는 전체 시가총액 대비 20.53%에 달하는 규모다. 신규 상장일은 1월 8일이다. 공시일 당시 세트렉아이 주가는 2만9300원, 전환가는 2만6800원이다. 주가 현 수준을 이어갈 경우 차익을 노린 투자자들의 주식을 매도할 수 있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전환사채를 대가로 쎄트렉아이에 500억원을 지원한 곳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전략적 제휴를 맞은 만큼, 해당 물량이 대거 매도물량으로 출회될 가능성은 낮다. 하지만 당장 매도하지 않더라도 대규모 주식이 신규로 상장되면 주가가 희석돼 기존 주주들에게 피해로 이어지는 결과도 나온다.

김빌규 자본시장 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7월 20일 열린 전환사채 시장 공정성·투명성 제고 세미나에서 "전환사채 등 주식연계채권 시장의 경우, 코스닥 시장 소속기업의 비중이 높고, 대부분 사모방식으로 발행되고 있다"며 "전환사채가 불공정거래에 악용될 가능성이 높고, 기존 주주의 보유지분이 희석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전환사채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콜옵션 행사자 지정 및 발행회사의 만기 전 전환사채 취득 시 공시의무 부과, 담보 약정 전환사채 발행 시 공시 강화 등이 필요하다"면서 "만기 전 취득한 사모 전환사채 재매각시 전환권 제한, 현물 대용납입시 복수의 외부평가 의무화, 과도한 전환가액 하향조정 제한 등 직접적인 규제방안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양성모 기자 기사 더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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