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P28 결과와 향후 전망 세미나] "韓, 기후변화 대응 선도하는 '녹색사다리' 돼야"…새로운 규범 제시도 필요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19 16:51

재생에너지 2030년까지 3배 확대

원자력, ‘탄소중립에 필요한 에너지’ 국제 공감대 형성



기후대응 위한 국제사회 연대협력 필수

"韓, 에너지 가격 독립적 결정체계 갖춰야"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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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용(오른쪽 첫번째) 고려대학교 교수, 나경원(앞줄 왼쪽 다섯번째) (사)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이사장 등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결과와 향후 전망’ 세미나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앞줄 왼쪽부터)박은식 산림청 국제산림협력관, 이창흠 환경부 기후환경탄소정책실장, 윤종수 CSDLAP고문, 강현철 한국법제연구원 부원장, 나경원 (사)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이사장, 윤병세 전 외교부 장관, 김용덕 (재)송상현 국제정의평화인권재단 이사장, 김상협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 위원장, 정서용 고려대학교 교수.


[에너지경제신문 전지성 기자] 최근 막을 내린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 이후 우리나라가 기후위기 대응 중추국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신속하게 국내외에 새로운 규범을 제시해야 한다는 각계 전문가들의 제언이 나왔다.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COP28에서는 198개 회원국은 물론 국제기구, 산업계, 시민사회에서 8만 7000여명이 참석하며 역대급 규모를 기록했다. 이번 COP28은 파리협정의 이행을 5년마다 점검하는 전 지구적 이행점검 (GST)의 첫 회의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김상협 탄소중립녹생성장위원회 위원장은 19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개최된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 결과와 향후 전망’ 세미나에서 축사를 통해 "COP28에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서는 에너지 시장을 형성하는 능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한국이 글로벌 중추국으로서 기후변화 대응을 선도하기 위해 에너지가격체계를 독립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원자력을 중심으로 한 무탄소에너지(CFE)연합도 굉장히 중요한 비전으로 우리가 잘 이끌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총회에서는 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3배 늘리자는 것과 원자력이 탄소중립에 필요한 에너지라는 공감대를 형성했다"며 "우리나라가 무탄소연합이라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한 것도 성과다. 무탄소연합은 미국과 영국이 적극 찬성하고 비공식적으로는 일본과 중국도 적극 찬성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위원장은 "제조업이 강한 나라들은 탄소중립을 위해 원자력을 포함한 모든 무탄소 옵션을 활용해야 한다. 향후 RE100(기업 활동에 필요한 모든 에너지를 재생에너지로 사용하자는 캠페인)과 같은 국제 표준이 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며 "우리나라도 기술적으로 재생에너지 원전, 수소를 균형 있게 끌어올려야 하고, 녹색기후기금 등 세계를 이끌어갈 혁신성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후 위기는 갈수록 심각해지는 인류를 위협하는 실존적 위협이다. 그런데 여기 대응하는 정치 시스템은 아직까지 제대로 구축되지 못했다. 장기간에 걸쳐 누적되고 있는 위험이지만 많은 국가들의 정책은 단기적으로만 접근하고 있다. 내년에는 우리를 포함해 많은 국가들이 전 방위적으로 모든 분야의 기후리더십을 세워나가는 한해가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나경원 사단법인 인구와 기후 그리고 내일 이사장도 글로벌 기후위기 극복을 위한 새로운 시스템 정립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한국이 더 빠르게 국제사회의 규범 정립에 참여하고 새로운 규범을 제시한다면 한국의 미래 먹거리 차원에서도, 국제사회를 선도하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다만 현재 한국 정부의 시스템으로는 한계가 있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집중적으로 챙길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이 중요한 문제에 대한민국의 발 빠른 노력이 필요하다. 오늘과 같은 세미나를 자주 개최해 이를 알려야 한다. 저도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환영사에 나선 윤병세 서울국제법연구원 이사장(전 외교부 장관)은 "글로벌 중추국가를 지향하는 우리나라는 올해의 협상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 기후변화 대응책을 더욱 강화하면서 글로벌 리더십도 제고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해야 한다"며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을 위해서 개도국을 비롯한 많은 국가들의 온실가스 감축활동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그 결과를 우리의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도 활용할 수 있는 국외 감축을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외교부 장관 재직 당시 파리협정 채택과정에 유관부서들과 함께 관여하면서 기후변화 문제는 생존 문제이자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에 직결되는 핵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 문제라는 인식 아래 통합적 노력을 했던 것을 잘 기억하고 있다"며 "COP28 의장인 아메드 알 자베르(Ahmed Al Jaber) 박사는 ‘이번 COP28은 대장정의 시작에 불과하다’고 설파했다. 오늘 세미나가 COP28의 결과를 보다 잘 이해하고 우리의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국내는 물론 국제적으로 더욱 적극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 지혜와 통찰의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용덕 송상현 국제정의평화인권재단 이사장은 "오늘 세미나는 ‘COP28의 의미와 과제’라는 측면에서 회의 끝까지 중요하게 다뤄졌던 전 지구적 이행 점검 및 향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외교 방향을 논의하고, 온실가스 감축목표 달성에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 ‘국외감축’ 문제에 대한 논의와 이행 현황을 점검하자는 취지"라며 "그밖에 ‘주요 협상 어젠다 논의 결과’ 토의를 통해 COP28의 성과를 재점검하고 우리 정부의 기후변화 정책을 되짚어 보는 한편, 파리 협정의 목표를 이루기 위한 현실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실천 방안을 마련하고 국가와 국민 모두가 기후 관련 정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강현철 한국법제연구원 부원장도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국제사회의 연대협력은 필수다. 우리는 신흥국과 선진국의 사다리가 되어 선도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가 내세우는 글로벌 중추국가로의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의 동참을 이끌어 내야 한다. 오늘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의 녹색사다리 역할을 위한 다양한 규범을 제시하고, 입법, 정책적 대응방안이 논의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COP28의 의미와 과제 △COP28의 국외감축에 대한 함의 △COP28 주요 협상 어젠다 논의 결과 세가지 세션을 통해 각계 전문가들이 향후 우리나라의 기후변화 위기 극복을 위한 대응 방안에 대해 심도 있는 발표와 토론을 진행했다.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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