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내년 물가상승률 하락 속도 완만할 것...연말 2% 근접 예상"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0 15:15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물가 전망 불확실성 커

물가

[에너지경제신문=나유라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유가, 농산물가격 하락으로 상당 폭 둔화된 가운데 내년에는 하락 속도가 더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내년 연말로 갈수록 2% 부근으로 근접할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0일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서 "올해 소비자물가는 연간(1~11월) 기준 전년 동기 대비 3.6% 오르며 2021년 이후 목표수준(2%)을 웃도는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그러나 작년(5.1%)에 비해서는 크게 둔화됐다"고 말했다.

월별 흐름을 보면 지난해 큰 폭으로 오른데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연초 5.0%에서 7월 중 2.4%까지 빠르게 둔화한 후 8월부터 유가, 환율, 농산물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상당 폭 반등해 10월에는 3.8%까지 높아졌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큰 폭으로 올랐던 유가, 농산물가격이 하락하면서 11월 중 3.3%로 낮아졌다.

지난 2년간 물가 급등을 주도했던 유가, 국제곡물가격 등 원자재가격이 지난해 중반 이후 낮아지면서 주요국 물가상승률도 작년 하반기 이후 추세적으로 둔화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올해 3분기 중 유가 급등락, 기저효과 소멸 등으로 다소 반등했지만, 4분기 들어 둔화 흐름을 재개했다. 물가상승률 정점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었던 유로지역과 영국에서는 최근까지도 둔화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국내경기의 경우 하반기 이후 수출을 중심으로 개선되고 있지만, 민간소비의 회복모멘텀은 예상보다 약하다는 게 한국은행의 진단이다. 한은은 "수출이 IT경기 반등, 양호한 미국경제 등에 힘입어 예상보다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지만, 민간소비는 고금리, 고물가 등의 영향으로 회복세가 다소 약화됐다"고 말했다.

한은은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유가가 다시 상승하지 않는다면 수요측 압력이 약화된 가운데 공급충격의 영향도 점차 줄어들면서 둔화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며 "그러나 그 속도는 완만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물가상승률이 10월 3.8%에서 11월 3.3%로 둔화됐지만, 앞으로도 이처럼 빠른 하락이 이어지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은은 "12월 중에는 전월과 비슷하거나 소폭 낮아진 후 추세적으로 둔화하며 내년 연말로 갈수록 2% 부근으로 근접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물가 전망경로 상에는 국제유가 추이, 국내외 경기 흐름, 누적된 비용 압력 영향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크다. 한은은 "국내외 수요 부진 심화, 유가 하락 등 하방리스크와 중동사태 등 지정학적 불안 고조에 따른 유가 재급등, 비용압력의 파급영향 강화, 기상이변 등의 상방리스크가 혼재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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