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매도하고 팬오션은 묻지 말라"…신영증권, 강도 높은 '쓴소리'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1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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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오션 CI


[에너지경제신문 강현창 기자] 하림그룹이 팬오션의 대규모 증자를 통해 HMM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강도 높은 비난이 이어지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21일 HMM의 투자의견을 ‘매도’로 조정하고 목표주가는 현 주가 대비 24%가량 낮은 1만5000원으로 낮췄다. 팬오션에 대해서는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자체를 철회했다. 지난 10월 제시했던 기존 투자의견은 ‘매수’ 목표주가는 1만원 이었다.

엄 연구원은 "(나는) 경영자가 아니라 애널리스트 나부랭이 일반인"이라며 "명확한 주주가치 희석비율을 알 수 없어 팬오션의 커버리지를 중단한다"며 관조적인 평가를 남겼다.

이어 "‘승자의 저주’를 예상했던 팬오션 인수가 1년 뒤 ‘신의 한 수’라고 평가가 뒤바뀌었던 그 일이 반복되길 바란다"며 "하지만 인내의 시간을 팬오션 주주가치 하락으로 생성할 수 있고 가치 회복의 시간이 1년 이상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앞서 지난 18일 해양진흥공사와 산업은행은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자로 팬오션-JKL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컨소시엄 측 김홍국 하림 회장은 시가총액 2조원대의 팬오션이 3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해 인수자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엄 연구원은 "산업은행은 이번 빅딜 성사 이후 전 세계에서 가장 이상하면서도 해운업 투자를 잘하는(?) 투자은행으로 급부상할 것"이라며 "금융위기 이후 글로벌 상위랭커 선사를 한 순간에 공중분해시키고 원매자와 인수주체와의 가격 괴리를 좁혀 어려운 딜을 해낸 곳"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매각자금이 회사로 유입되는 것이 아니라 채권단에 들어가므로 미래를 위한 신규투자는 오롯이 HMM 자체적인 자금으로 진행해야 할 것"이라며 "인수주체의 장기계획상 글로벌 상위 5위의 선사로 커지기 위해서는 선박기재 투자에만 2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2024년은 운임시장 호조로 해운주의 투자비중을 높여볼 시점"이라면서도 "한국 시장은 빅딜로 해운주 투자처를 상실했다"고 전했다.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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