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조원’ ETF 시장, 삼성-미래 양강 구도 속 점유율 경쟁 ‘치열’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1 14:56

올해 ETF 시장 53% 급성장, 2021년 뛰어넘어



상위권 점유율 건재 속 1·2위 규모 차이 좁혀져



점유율 하위권 경쟁 치열...한화-신한 약진 속 새 얼굴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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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 증권가.


[에너지경제신문 성우창 기자] 올해 국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120조원을 넘어섰다. 작년에 비해 50% 이상 급증한 수준이다. 아직 삼성·미래에셋자산운용의 양강 구도가 건재하지만, 아래 순위 운용사들 사이에서는 커진 파이를 차지하기 위한 점유율 경쟁이 치열하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 기준 현재 국내 주식시장에 상장된 ETF 상품 전체 순자산총액 120조1292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말 79조원 수준에 불과했던 ETF 총 순자산은 지난 6월 29일 사상 처음으로 100조원을 돌파한 뒤 11월 30일 121조원을 달성, 현재에 이른다. 약 1년간 53.01%나 커진 셈이다. 이는 주식투자 호황기였던 2021년(42.15%) 당시 성장 속도를 뛰어넘은 수준이다.

ETF를 운용하는 각 자산운용사도 치열한 점유율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직 삼성자산운용-미래에셋자산운용의 2강 구도는 건재하나(합산 시장점유율 77.79%), 작년(79.63%)보다는 소폭 줄어든 상황이다. 특히 약 1년 새 삼성(40.74%)과 미래에셋(37.05%) 간 점유율 차이는 2%포인트대로 좁혀진 상황이다.

이어진 3위와 4위 자리 역시 KB자산운용(7.89%)와 한국투자신탁운용(4.88%)이 유지했다. 특히 한국투자는 ‘ETF의 아버지’ 배재규 대표의 지휘 아래 브랜드를 ‘ACE’로 바꾼 후 점유율을 1%포인트 끌어올리는 성과를 거뒀다. 시장 및 업황 사이클에 맞춰 장기채·글로벌반도체·포스코그룹주 등 다양한 테마 ETF를 적극적으로 출시한 것이 효과를 거둔 것으로 풀이된다.

5위권 이하로는 상당한 순위 변경이 이뤄졌다. 통상 7~8위권을 차지하던 한화자산운용(2.35%)과 신한자산운용(2.09%)이 각각 5위, 7위에 안착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한화는 ‘업계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은 다양한 상품을 선제적으로 출시한 것이 성과를 거둬서다. 신한은 지난 수년간 ETF 순자산총액이 1조원을 밑돌았으나, 현재 2조5000억원대에 달할 정도로 급격한 성장을 이뤘다. 작년 업계에서 ‘월배당’ 열풍을 주도한 주식형 ETF들이 인기를 끌고, 채권형 ETF에서도 성과가 있었다.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키움투자자산운용(2.20%)과 NH아문디자산운용(1.39%)의 점유율과 순위는 나란히 감소했다.

ETF 시장 파이가 커진 만큼 새로운 얼굴들도 보인다. 우선 올해 외국계 합작사 UBS와 결별하고 하나증권의 완전 자회사로 속한 하나자산운용(0.32%)이 10위권에 안착했다. 하나의 ETF 순자산총액은 작년 말 133억원에 불과했으나, 이달 19일 기준으로 3849억원까지 커졌다. 여전히 외국계 타이틀을 달고 있는 NH아문디와 교보악사자산운용(0.05%)의 점유율이 급감한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KCGI자산운용과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처음으로 시장에 진입했다. 두 회사 모두 주주 행동주의를 주요 가치로 내세운다는 공통점이 있다. ETF 순자산총액은 각각 93억원, 81억원이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내년 주요국 통화 정책 등 아직 불확실성이 잔존하는 상황에서 ETF 수익을 내기 위해서는 기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박유안 KB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4년 상반기에는 변동성이 낮은 테마 ETF를 선호에 올리는 전략을 제시한다"며 "이후 매크로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이익 성장률이 높은 기업들을 담고 있는 테마 ETF로 대응하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u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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