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계 ‘천아용인→?’…신당 '현실 지지율', 옛 정의당은 넘을까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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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연합뉴스

[에너지경제신문 안효건 기자] 이준석 국민의힘 전 대표 측근 그룹에서 이준석 신당 합류 대신 당 잔류를 선택하겠다는 선언이 나왔다. 신당의 ‘텐트’가 당초 예상보다 좁아질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단독 신당 지지율로 국회 ‘캐스팅 보트’ 지위를 차지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이준석계 ‘천아용인’으로 꼽혔던 김용태 전 청년최고위원은 22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이준석 전 대표하고 ‘천아인’이 창당할 수도 있고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총선 전후에서 우리가 또 다시 함께할 수 있다고도 믿는다"며 "저는 당내에서 혁신을 하고 당내에 남는 것이 저를 최고위원으로 뽑아준 당과 당원에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당 잔류를 확정하면서도, 향후 이준석 신당과 국민의힘 간 합당 가능성도 전망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준석 전 대표 최측근 그룹조차 신당이 아닌 국민의힘을 택하면서 신당의 명분이나 성공 가능성 등에 대한 전망도 한층 어두워질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본인 역시 신당 창당을 목전에 두고 목표치를 다소 낮춰 잡는 모양새다.

그는 지난 10월에는 "현실적으로 다수당이 되기 위한 목표를 추진할 수 있는 형태로 가야 된다"고 밝혔지만, 전날 CBS 라디오에서는 "(신당은) 모 아니면 백도"라며 " 우선 교섭단체 이상을 꾸려내면 (모)"라고 말했다.

국회 제1당이라는 원론적 목표에서 원내교섭단체 구성 요건인 20석이상으로 현실적 목표를 고쳐 잡은 것이다. 이는 다소 낮아진 ‘제3지대 빅텐트’의 ‘화학적 결합’ 가능성 등이 영향을 줬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역기반이 뚜렷한 대권주자인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의 경우 최근 자신이 구상하는 신당이 ‘민주당 확장’ 버전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나섰다.

이낙연 전 대표는 전날 YTN 라디오에서 "우리가 자랑스럽게 여겼던 김대중·노무현의 정신, 가치, 품격 이것을 누군가 어디선가는 지켜야 하는 것이 더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신당이 민주당계 색채를 지닐 것임을 시사했다.

이어 "민주당이 하지 못하는 견제, 심판을 다른 쪽에서라도 해서 힘을 보태는 것이 민주당의 이익이 될 것"이라며 "민주당 지지를 뺏어가자는 것이 아니라 민주당이 얻지 못하는 중도·무당층 표를 가져다가 나중에 윤석열 정부의 심판·견제에 힘을 합친다면 세력이 더 커지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신당을 창당하더라도 민주당과 적대적 관계가 아닌 ‘선의의 경쟁관계’를 지향할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 경우 총선에서 민주당과 신당 사이 후보 단일화 내지는 당 대 당 선거연대까지 이뤄질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이준석 신당과 이낙연 신당이 따로 출현할 경우 두 정당 모두 두 자릿수 지지율을 획득하지 못하는 것으로도 나타났다.

지난 14∼15일 실시된 리얼미터 ‘신당 창당에 대한 국민 인식 조사’에 따르면, 신당 창당 시 정당 투표 의향에서 이준석 전 대표 신당은 7.9%, 이낙연 전 대표 신당은 6.9%를 얻었다. 반면 민주당은 40.1%, 국민의힘은 31.1%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1대 총선 정의당이 기록했던 9.7% 득표율에도 못 미치는 수치다. 당시 정의당은 지역구인 심상정 의원을 포함해 총 6석을 얻었다.

이밖에 비교적 중도 색채로 평가됐던 금태섭 새로운선택 대표도 류호정 정의당 의원 등과 공동 창당을 추진하면서 이준석 전 대표 색채와는 한층 멀어진 상태다.

이준석 전 대표도 지난 18일 SBS 라디오에서 "금태섭 (전) 의원님이 당을 하시면서 같이하시는 분들은 저랑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은 것 같다"며 "정책적으로 이견이 있는 것은 관계없는데 ‘이준석 까기’가 약간 삶의 목표인 분들도 있다. 그런 분들은 그 목표대로 사시면 되지 ‘왜 굳이 이준석이랑 같이하려고 하느냐’ 그런 의문이 있다"고 덧붙였다.

당 일각에서는 이준석 전 대표가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지명자와의 접촉 가능성을 열어둔 데 대해, 실제 신당 창당이 어려운 상황을 뜻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성일종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서 "(이준석 전 대표가) 창당이 쉽지 않다는 것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만남 가능성을 열어둔 것은) 여러 가지 측면을 고려한 거 아닌가? 아무래도 당에 들어와서 활동하는 게 훨씬 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기사에 인용한 조사는 에너지경제신문 의뢰로 전국 18세 이상 남녀 1002명 대상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방식은 임의 전화걸기(RDD)로 무선(97%)·유선(3%) 표본을 추출한 자동응답(ARS)으로, 응답률은 2.6%다.


hg3to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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