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좌진을 식구처럼 생각해야…정계 도전할 기회 주길"
"고용 불안 시달리는 보좌진 위해 채용 플랫폼 운영 중"
▲이정환 민주당보좌진협의회 회장이 지난 12일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윤수현 기자 |
[에너지경제신문 윤수현 기자] "보좌진을 식구처럼, 같이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가족으로 생각해주기를 바랍니다. 보좌진들의 미래나 정계 진출, 기업 진출 시 의원님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합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보좌진들의 압도적인 지지로 선출된 이정환 민주당보좌진협의회(민보협) 회장은 지난 12일 에너지경제신문과 인터뷰를 갖고 "보좌진이 정계에 진출할 때 후배로, 동지로 생각하고 좀 더 적극적으로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근무하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하면서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껴 2016년 국회에 첫 발을 디뎠다.
이 회장은 국회에 발을 들인 뒤 지금까지 8년째 최인호 민주당 의원실에서 일하고 있다. 보좌관 인생에서 가장 보람을 느꼈던 순간으로는 최 의원이 재선에 성공했던 지난 2020년 국회의원 총선거 개표 현장을 꼽았다.
그는 "부산이라는 특수한 지역적 상황에서 한계를 딛고 재선이 됐다는 것에서 뿌듯했다"며 "부산지역 민주당 지방의원과 구청장이 많이 나오긴 했지만 단 한번도 선출직으로는 나오지 않았는데 (재선이 되면서) 민주당이 열심히 하고 있다고 인정받은 것 같아 보람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처음에 개표 당일에 상대 후보에게 뒤처지고 있었는데 사전투표함을 개표하면서 역전했다"며 "당시에는 실의에 빠져있었고 낙선을 하면 앞으로 무슨 일을 어떻게 해야 하나 그 짧은 시간에도 고민하고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회상했다.
이 회장은 고용 불안에 대해 고민했던 찰나의 순간을 경험 삼아 이번 협회장 선거에 출마 당시 ‘보좌진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 회장은 "보좌관들은 의원 임기가 끝나면 고용 불안에 시달릴 수밖에 없다"며 "그래서 채용 플랫폼을 만들어 구인과 구직 시장을 연결해주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야근과 주말 근무가 많은 보좌진 직업 특성상 업무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도 앞장서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8년을 근무하면서 느낀 건 확실히 보좌관 처우나 업무 환경이 나아지고 있다는 점"이라며 "시대 변화가 있기 때문에 퇴근 이후나 주말 업무를 최소화하려고 노력하는 (의원들의) 모습이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여전히 한 사람이 많은 일을 해야 하니 (다른 직종에 비해) 야근이나 주말 근무가 잦을 수밖에 없다"면서 "기본적으로 주어진 권리지만 연차 사용을 최대한 활성화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법과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권한이 있는 것이 보좌관이 가진 매력이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보좌관이 아닌 모든 사람들은 법을 바꿔야겠다는 생각을 잘 못한다. 그냥 정해진 법에서 내가 지켜야겠다고 생각한다"며 "국회는 입법 기관이기 때문에 법을 만들고 바꿀 수 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법과 제도를 바꾸기 위해 고민을 할 수 있다는 점, 실제로 그것을 해낼 수 있는 것은 보좌관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또 보좌진의 국회의원 비례대표 공천 보장을 공약으로 내걸고 이를 위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는 "당 사무를 총괄하고 있는 조정식 사무총장과 이재명 대표에게도 건의를 해둔 상태"라며 "최근 당에서 인재관리위원회가 꾸려져 운영 중인데 반영이 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보좌관들이 원내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들의 전폭적인 지지가 필요하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의원 입장에서는 (보좌진이 정계에 진출한다면) 당장 불편할 수는 있지만 직원이 아닌 후배, 동지로 생각하고 보좌진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면 더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