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주식투자가 중고거래보다 쉬워선 안된다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6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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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에너지경제 자본시장부 기자



하이드로리튬 주가가 연일 하락 중이다. 1만3000원 하던 주식은 반토막 수준인 7000원 수준까지 밀렸다. 그동안 많은 언론 매체에서 하이드로리튬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청구권 행사가 잇따르자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에 대한 우려를 꾸준히 제기했으나 주가는 오히려 상승 곡선을 이루고 있었다.

이 회사는 전자공시에 1995년 1월 토목자재 부품 제조 및 판매, 시공, 연구개발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며 2008년 7월 15일 코스닥 시장에 상장돼 매매가 개시됐다고 적었다. 그리고 2022년 10월 13일 리튬플러스에 인수됐다고 덧붙였다. 3분기 실적을 보면 매출액 182억원 중 134억원(73.7%)이 기타시공에서 발생했다. 리튬관련 사업에서 나온 매출은 전혀 없다.

주가가 하락하기 직전인 지난 18일 하이드로리튬 주가는 8% 이상 상승했다. 당시 한 대형 포털 종목토론방에는 ‘전웅 하나님의 크리스마스 예비 선물’이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글쓴이는 ‘전웅 하나님은 기다리면 보답해주신다. 오늘도 빨간불로 여러분들에게 보답 드렸다’라고 적었다. 전웅 씨는 이 회사의 대표이사다. 하나의 종교가 된 거다.

하지만 대규모 오버행으로 주가가 하락하자 전 대표를 욕하는 글들이 속속 올라오기 시작했다. 사기라고 하거나, 금융감독원이나 검찰에 고발해야 한다는 내용들이 많이 보였다. 주식이 대량으로 전환돼 상장이 이뤄지면 늘어나는 주식만큼 주가는 빠지기 마련이다. 이걸 주가가 희석된다고 말한다. 또 전환가 대비 현재 주가가 높다면 주식을 팔아 차익을 챙긴다.

한 전업투자자는 해당 종목에 대해 "주식을 잘 아는 사람이 이 회사처럼 오버행 물량이 많은 걸 알면서도 들어가는 경우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주가를 일부러 끌어올린 게 아니고서야 주가가 올라간 건 이해가 어렵다"고 했다.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에서다.

회사는 22일에도 1회차 BW의 신주인수권 행사 공시를 내놨다. 80만2056주 중 27만2395주가 오는 28일에, 내년 1월 18일에는 52만9661주가 상장된다.

문제는 1회자 BW 중 아직 전환되지 않은 행사가능 주식은 588만6803주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는 전체 발행주식의 15%다. 1회차 CB도 아직 남은 물량이 989만7094주나 된다. 이 둘을 합치면 157만주가 전환 대기중이다. 25일 기준 전체 발행주식(3904만주)의 40%에 달한다.

하지만 여전히 개인 투자자들은 주가 상승이라는 희망의 끈을 놓지 못하는 모습이다. 주가가 폭락한 20일부터 22일까지 개인 투자자들은 3633억원어치를 순매수 했다.

앞으로 투자를 고려하는 투자자라면 주식을 중고거래라고 생각해보면 어떨까 한다. 물건 고를 땐 여러 가지를 살피는데 주식 투자는 남의 말만 듣고 진행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앞으로는 △물건에 하자는 없는지 꼼꼼히 살펴보고 △해당 제품이 현재 가격이 합당한지 알아보며 △해당 거래가 사기는 아닌지 주의하자는 거다.

이를 위해서는 종목 관련 뉴스와 공시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회사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어떤지, 매출 구성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꼭 확인해야 한다. 또 애널리스트 리포트가 나와 있다면 참고하면 좋다.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성공한 펀드매니저이나 월가의 영웅이라 불렸던 피터린치의 말을 곱씹어 봐야 한다. 그는 자신의 저서 ‘이기는 투자’에서 이같이 말했다.

‘기업을 공부하지 않고 주식을 산다는 것은 포커를 칠 때 패를 안 보고 돈을 거는 것과 같은 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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