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화 강세’ 전망에 탑승했다가 큰 코 다친다?…"환율 반전될 수도"

에너지경제신문 입력 2023.12.27 10:04
엔화

▲일본 엔화(사진=로이터/연합)

[에너지경제신문 박성준 기자] 일본 엔화 가치가 내년에 상승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엔화 강세에 베팅하는 트레이더들을 향한 경고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2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글로벌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브래드 벳첼 외환 전략가는 최근 자산운용사들의 엔화 포지션이 순매수로 전환된 것과 관련해 "과거 기록을 봤을 때 이러한 포지셔닝 변화는 엔화 가치 상승랠리가 거의 끝났음을 시사한다"며 "시장은 엔화 강세 전망을 믿으려고 하는 것 뿐"이라고 주장했다.

내년부터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서고 일본은행은 금융완화 정책 기조에서 벗어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면서 일본 엔화 통화가치가 11월 저점 대비 6% 가량 올랐다. 이런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엔화 강세론을 펼칠 경우 가치가 오히려 하락한다는 지적이다.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글로벌 자산운용사들의 주간 엔화 포지션이 지난 5월 이후 처음으로 순매수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벳첼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 하락세(엔화 가치 상승)가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며 "지난 1월과 3월에 목격된 흐름에 가까워지는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연초부터 급락세를 보이던 엔/달러 환율이 1월 중순엔 달러당 127엔대까지 떨어지자 자산운용사들이 잇따라 약세론에서 강세론으로 전환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그러나 그 이후부터 엔/달러 환율은 3월 초 137엔대까지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환율은 3월 중순께 다시 하락 전환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4월 초부터 폭등하기 시작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엔화가 올해부터 강세를 보일 것이란 기대감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예측가들은 내년 엔화 랠리를 또 다시 점치고 있다"고 짚었다. 일본은행은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중단할 것이라고 시사한 상태지만 피벗(정책 전환)에 대한 정확한 타이밍을 제공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벳첼 전략가는 "엔화 롱 포지션을 홀딩하는 방향으로 투자하기엔 비용이 많이 든다"며 엔화 강세가 예상될 경우 엔화 대비 스위스 프랑화에 대한 숏 포지션을 구축하는 것을 권장했다.

한편,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27일 한국시간 오전 10시 기준, 엔/달러 환율은 달러당 142.71엔을 보이고 있다. 엔화 환율은 지난달 고점을 찍은 후 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올 들어 약 8% 오른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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